배트 부러뜨린 오지환-헬멧 던진 박찬호… 안 풀렸던 하루를 상징했다

김태우 기자 2023. 4. 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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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안 풀리고, 그 안 풀리는 경기들이 쌓이면 선수들도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LG 주전 유격수이자 핵심 타자인 오지환(34)에게 29일은 그런 날이었을지 모른다.

오지환은 헬멧까지 내던지려다 마지막 순간 이성을 찾으며 그러지는 않았다.

박찬호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0.167, 시즌 타율이 0.176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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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 삼진 후 과격한 행동으로 눈총을 산 LG 오지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경기가 안 풀리고, 그 안 풀리는 경기들이 쌓이면 선수들도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그런 화가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 선수도 사람이지만, 이성적으로 프로의 올바른 자세라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LG 주전 유격수이자 핵심 타자인 오지환(34)에게 29일은 그런 날이었을지 모른다. 오지환은 팀이 0-4로 뒤진 3회 삼진을 당한 뒤 배트를 부러뜨리는 다소 과격한 행동으로 경기를 보고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초구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한 오지환은 2구째 몸쪽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다소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KIA 선발 숀 앤더슨의 공이 컷패스트볼의 움직임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함지웅 주심의 콜은 스트라이크였다. 오지환은 몸쪽 깊은 공이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결국 3구째 슬라이더에 크게 헛스윙하고 삼진을 당하자 분을 참지 못하고 배트를 부러뜨렸다. 한 번의 시도에 그치지 않고 두 번째까지 행위를 이어 갔다는 측면에서 뭔가에 단단히 화가 난 듯했다. 오지환은 헬멧까지 내던지려다 마지막 순간 이성을 찾으며 그러지는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주심의 스트라이크 콜에 대한 불만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하나의 콜로 그런 분노가 차올랐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뭔가 불만이 쌓였을 수도 있고, 경기 초반부터 실책이 나오는 등 자신의 최근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다. 이유가 어쨌든 오지환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팬들의 마음도 찜찜하고, 선수 자신이나 다른 이들에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여러모로 오해를 사기 좋은 일이었다.

▲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찬호 ⓒKIA타이거즈

KIA 유격수 박찬호도 답답한 하루였음은 마찬가지였다. 손목 부상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찬호는 이날 4회 무사 1,2루 도망갈 기회에서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쳤다. 초구 번트 자세를 취하며 볼을 그냥 보낸 박찬호는 2구째 번트 자세를 취하다 강공으로 전환했으나 타구가 힘 없이 2루수 방면으로 흘렀다. 전력질주했으나 병살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박찬호도 병살타가 확정된 뒤 헬멧을 벗어 던지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찬호는 최근 10경기 타율이 0.167, 시즌 타율이 0.176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지 않다. 전날(28일)도 무안타, 이날도 결과적으로 무안타였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연결고리를 못한 자신에 대한 화와 자책이 그런 행동으로 나타났다. 오지환보다는 비교적 쉽게 원인을 유추할 수 있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이해는 못할 바는 아니지만, 만원 관중 앞에서 두 플레이 모두 보기 좋은 건 아니었다. 특히 오지환이 행동은 지나치게 과격했다. 어쩌면 두 선수 모두 경기 후에 큰 후회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한 번은 몰라도, 그런 행동들이 계속 이어지면 팬들도 옹호해주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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