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고마워요!"…'아기짐승'에게 받은 팁, 잊을 수 없는 하루로 이어졌다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SSG 랜더스 최상민은 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중견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SSG는 이날 경기에 앞서 날벼락을 맞았다. 전날(28일) 오태곤의 땅볼 타구에 홈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두산 포수 장승현과 충돌했던 최지훈이 왼쪽 발목 인대 염좌로 1군에서 말소하게 된 것. '짐승' 김강민이 빠진 상황에서 최지훈의 이탈은 분명 치명적이었다. 여기서 김원형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최상민이었다.
최상민은 2-1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5구째 136km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조형우의 장타성 타구에 홈을 파고들며 득점을 만들어냈다.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최상민은 4회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 나섰고, 이번에는 최원준의 124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수 쪽에 안타를 생산했다. 최상민은 후속타자 조형우의 희생번트에 2루 베이스에 안착했고, 최주환의 2루타에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통산 안타가 2개에 불과했던 최상민은 2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부상으로 직접적으로 힘을 보탤 수 없었던 최지훈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최상민을 위해 팁을 준비했다. 통산 맞대결에서 18타수 6안타 타율 0.333 OPS 1.020으로 강했던 최원준 공략 방법이었다. 최상민은 비법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최)지훈이 형투수를 공략하는 방법을 하나 남겨두고 갔다. 그걸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에서 통했다. 지훈이 형에게 감사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최상민은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해 2018년 육성 선수로 SK 와이번스(現 SSG)에 입단했다. 고난과 역경을 모두 겪었던 만큼 이날 경기는 더욱 특별했다. 그는 "언젠가 기회는 오겠지, 잘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해왔다. 중간에 지칠 때도 있었는데, 코치님들께서 마음을 잡아주셨다. 덕분에 이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상민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발과 수비력이다. 그는 "항상 이야기를 할 때 수비와 주루, 번트 부분에서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그에 대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최)지훈이 형이 복귀하고 돌아오는 날까지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가 종료된 후 김원형 감독은 "특히 (최)상민이가 지훈이의 공백을 공수에서 잘 메꿔주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최상민은 "붙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고, 누가 다치거나 컨디션 조절이 필요할 때 나가게 된다면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 시즌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SSG 랜더스 최상민.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