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첨병’ FA-50 생산현장을 가다 [S 스토리]
레이저 조준해 ‘무결점 조립’
축구장 3배 공간에 생산라인 ‘빼곡’
폴란드 수출 앞두고 조립·점검 한창
KAI 자체 설계 ‘자동결합체계’ 적용
오차 방지·생산 소요시간 단축 효과
美 해·공군 훈련기 사업에도 도전장
“수주 땐 세계 시장서 유리한 교두보”
“지금 앞에 보이는 항공기들이 폴란드로 수출되는 것입니다.”
FA-50GF보다 큰 폭의 개량이 이뤄지는 FA-50PL은 기존 T-50 계열 항공기 중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지닌다. 공중급유 기능과 더불어 300갤런(약 1136L) 상당의 연료탱크가 추가된다. 최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해 탐지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산 AIM-9X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 타격 범위도 한층 넓어졌다. 타기팅 포드(TGP)와 레이저 유도폭탄을 비롯한 지상공격 능력도 추가된다. FA-50GF는 오는 8월 납품을 시작해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 FA-50PL은 2025~2028년 순차적으로 인도가 이뤄질 예정이다.
◆첨단 조립기술로 오차 방지
이날 방문한 고정익동은 전반적으로 활기가 넘쳤다. KAI가 폴란드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FA-50 18대 수출 계약을 맺음으로써 생산 물량이 크게 늘어났고, KF-21 시험비행도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조현길 KAI 고정익최종조립기술팀장은 공장 한쪽에 있는 기체 구조물 적재 공간을 가리키며 “내후년쯤에는 FA-50 생산라인 2개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난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KAI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FA-50의 미래에 확신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작업을 마친 동체에 대해서는 KAI가 자체 설계한 동체자동결합체계(FASS)가 가동됐다. 포지셔너(Positioner)에 의해 들어올려진 동체들을 무인운반장비가 순차적으로 자동 정렬, 하나의 기체로 결합했다. 정확한 위치는 레이저 포인터로 좌표를 설정해서 확보했다. KAI 관계자는 “계절에 따른 소재 변화로 인한 오차 발생 위험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생산 소요시간도 줄어든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전방과 중앙, 후방 동체가 합쳐진 기체는 3개의 에어크래프트 리프트(Aircraft lift)에 놓이게 된다. 엔지니어들은 리프트 사이로 들어가서 동체 하부 작업을 진행한다.
생산라인을 따라 이동하던 도중 조립 작업이 마무리된 기체와 마주했다. 점검 작업이 한창인 기체 중앙부 옆면에 있던 덮개가 열려 있어 내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선은 기체 벽면에 붙어 있었고, 각 벽면의 중간에 있는 공간에는 조종사 호흡을 돕는 산소발생기 등 다양한 장비가 설치됐다. 지상 정비사가 기체 상태를 확인하는 정비 패널도 눈에 띄었다. 엔진 등 주요 장비의 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정비사의 목소리를 조종사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이를 통해 기체 정비를 한층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FA-50GF 생산라인 옆에는 태국 수출용 FA-50 2대와 KF-21 시제 2·6호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시험비행 중이었던 KF-21 시제 2호기는 엔진 뒤쪽에 장착되는 제동 낙하산(고속 항공기가 착륙할 때 활주 거리를 줄이고자 기체 뒤에 설치하는 낙하산) 장착 개조 작업을 위해 공장에 들어왔다. 6호기는 한 달 안에 조립 작업을 마칠 예정이라고 KAI 측은 설명했다.
KAI는 폴란드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T-50 계열 항공기의 추가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잠재적 수출 시장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구매국 특성에 맞는 산업 협력 등 맞춤형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작업도 지속하는 모양새다.
유럽에서는 냉전 시절 바르샤바조약기구(WTO)에 속했던 동유럽 지역이 수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산 전투기를 퇴출시킨 동유럽 국가들은 공군 전력 공백에 직면해 있다. 이들 중 일부가 미국산 F-16·F-35와 한국산 FA-50을 함께 운용할 폴란드 사례를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 수출 담당 관계자는 “폴란드에서 실제 운영 효과가 나타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본다”며 “비용과 납기 등 사업 관리를 잘하면, 국산 기종에 대한 좋은 인식을 폴란드 인근 국가에 퍼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천=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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