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역사 첫 삼중도루와 생애 첫 홈스틸···KIA가 ‘발’로 LG를 이겼다[스경x승부처]
5-0으로 여유있게 앞서던 KIA는 7회말 3점을 내줬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던진 마무리 정해영과 셋업맨 전상현까지 필승계투조 2명이 불펜 대기조에서 제외된 날, KIA 뒷문을 위해서는 1점이라도 더 필요했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다.
9회초, KIA는 기회를 만들었다. 선두타자 김선빈과 최형우가 연속으로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규성과 이우성이 대주자로 각각 교체 투입됐다. 5번 황대인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6번 소크라테스가 볼넷을 골라 만루를 채웠다. 7번 이창진이 삼진으로 물러나 2사 만루, 마지막 공격 기회가 남았다.
8번 한승택 타석, 볼카운트 1B-2S이 됐다. 그러나 LG 좌완 함덕주의 2구는 높게, 3구는 낮게 스트라이크존을 완전히 벗어나며 제구가 되지 않고 있었다. 함덕주가 4구째를 던지려 할 때 3루의 대주자 김규성이 내달렸다. 함덕주는 투구했고 이 공이 홈에 들어가기도 전에 김규성은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홈플레이트에 손을 찍어 세이프 됐다. 그 뒤 들어온 함덕주의 4구째는 역시 바닥으로 꽂혀 김규성에게 맞으며 ‘볼’이 됐다.
KIA가 결정적인 홈스틸로 승리했다. 김규성의 홈스틸은 KIA 선수들도 “아무도 몰랐다”고 할 정도로 사실상 단독도루였지만 1·2루 주자도 같은 공에 다음 베이스를 밟으면서 ‘삼중도루를 통한 홈스틸’로 기록됐다. 삼중도루는 KBO리그 역대 7번째 기록이며 KIA 구단에서는 창단 이후 처음 나왔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2개의 도루로 팀 도루 1위에 올라있는, ‘달리는 팀’ LG를 상대로 KIA가 삼중도루에 홈스틸로 쐐기점을 뽑았다. 28일 대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한 KIA는 잠실의 만원관중 앞에서 충격적인 홈스틸 쐐기점으로 6-3 승리, 시즌 초반 1위 다툼 중인 LG와 첫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KIA는 이날 총 6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9회의 삼중도루에 앞서 경기 초반에 먼저 뽑은 2득점에도 도루를 섞으며 LG 배터리의 혼을 빼놨다.
1회초 1사후 좌전안타로 출루한 2번 고종욱이 2루를 훔쳤다. 포수 박동원이 급히 2루로 송구했으나 유격수 오지환이 포구 실책한 틈에 3루까지 밟은 고종욱은 LG 선발 강효종의 보크에 홈인, 선취 득점했다.
2회초에는 7번 이창진이 유격수 땅볼로 출루한 뒤 1사 1루 8번 한승택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이후 또 실책이 나왔다. 한승택이 볼넷으로 나간 뒤 9번 박찬호가 때린 유격수 앞 땅볼에 LG가 병살을 시도했으나 유격수의 송구를 받아 2루 베이스를 찍은 2루수 서건창이 1루로 악송구를 했다. 3루를 밟은 이창진은 실책에 홈까지 밟아 2-0을 만들었다.
3회 황대인의 2점 홈런에 이어 4회말 2사 3루에서 류지혁의 적시타까지 더해 KIA는 5-0으로 앞서갔다. 6회초에는 1사후 볼넷으로 출루한 류지혁이 2루를 훔치며 이날 6도루 중 하나를 장식했다. KIA가 한 경기에서 6도루를 성공한 것은 2013년 7월 24일 잠실 LG전 이후 10년 만이다.
KIA는 이날 선발 숀 앤더슨의 6이닝 6안타 7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LG 타선을 잠재웠다. 앤더슨은 시즌 3승째를 거뒀다.
7회 등판한 김대유가 1안타에 몸에 맞는볼 2개로 무사 만루를 만들고 내려갔지만 좌완 최지민이 등판해 잘 막았다. 주자 3명에게 모두 홈을 내주기는 했지만 최지민은 절묘한 몸쪽 코너워크로 이후 8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9회초 허망한 홈스틸을 허용한 LG는 9회말 2사후 KIA 장현식을 상대로 2사후 문성주가 중전안타로 출루했으나 오지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완패했다. 팔꿈치 수술 뒤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장현식은 세이브를 거뒀다.
승리의 주역 김규성은 “조재영 3루 코치님으로부터 (투수의 습관에 대한) 팁을 받았다. 대주자로 들어가면서 무조건 1점을 내야 9회말을 우리가 잘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3루를 밟으면서는 홈스틸을 생각하고 있었고, 투수가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은 뒤 1루를 보길래 그때 바로 뛰었다. 홈에 들어갔는데도 공이 안 들어와 있어서 그때 ‘살았다’고 생각했다”고 홈스틸 상황을 전했다. 지난 26일 NC전에서 짜릿한 시즌 첫 3점 홈런으로 KIA의 승리를 이끈 뒤 이번에는 홈스틸을 성공한 김규성은 “홈스틸은 야구하면서 처음 해봤다. 홈런보다 더 짜릿한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김종국 KIA 감독은 “2점차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조재영 코치와 3루 주자 김규성이 서로 사인을 주고 받으면서 결정적인 홈스틸을 성공시켰다. 과감한 작전이 잘 들어맞았다”며 “선발 앤더슨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본인 몫을 다 해줬고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최지민이 최소 실점으로 위기를 넘기며 승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세이브를 거둔 장현식도 좋은 투구해줬다”고 이날의 수훈 선수들을 칭찬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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