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페즈의 화려한 가죽 산업 뒤에는…오염에 신음
[앵커]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페즈'라는 도시는 독특한 방식의 천연 가죽 염색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명품 가방에 사용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은 데다, 도시 경제를 책임지는 산업인데, 그 이면에는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우수경 특파원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고대 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북아프리카 모로코 페즈 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미로도시라는 별칭이 붙은 곳입니다.
좁은 골목은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골목을 지나면 형형색색의 염료통이 놓인 천연 염색 가죽단지가 눈길을 끕니다.
[나탈리아/스페인 여행객 : "매우 흥미로운 가죽작업장입니다. 냄새와 색, 제조 방법이 정말 독특합니다."]
'테너리'라고 불리는 이 곳은 소와 비둘기 등 동물의 배설물과 샤프란 같은 천연 재료로 가죽을 염색합니다.
[테너리 노동자 : "증류과정을 반복합니다. 후에 좋은 조건으로 만들려면 이 물질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윤활 작업을 한 뒤 액체에 흡수시킵니다."]
염료통에 직접 들어가 일하기 때문에 피부에 독이 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심각한 강물 오염입니다.
염색 작업 이후 남은 가축의 부산물은 이렇게 하천에 그대로 방류돼 쓰레기로 쌓입니다.
강의 자연 정화 능력은 사실상 멈췄습니다.
[오마르 알 위다디/생명 및 지구과학교수협회 소속 교수 : "가죽잔해 등 이런 잔해물들이 아무리 자연친화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연환경으로 직접 배출해서는 안되고 회수해야 합니다."]
특히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겨난 가죽산업 공장에서 크롬 등 화학 약품을 사용한 뒤 정화하지 않고 배출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페즈 시는 오염이 가장 심한 곳을 정화한 뒤 위를 덮고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크롬 정화 시설도 마련했습니다.
일부 공장들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한 안전 장치와 정화 시설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들은 수질을 복원하기까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모로코 페즈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조영은
우수경 기자 (s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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