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부상 딛고 2연패'어펜져스 오상욱"경기X자신과의 싸움 모두 이겼다"[SK그랑프리펜싱]
"경기와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모두 이긴 것이 기쁘다."
부상을 딛고 돌아온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 막내온탑'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세계 13위)이 안방 SK그랑프리에서 2연패 위업을 쓴 후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오상욱은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제23회 서울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사브르)에서 올림픽 3연패 레전드, 올시즌 세계랭킹 1위를 모두 돌려세우며 우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는 2024년 파리올림픽 랭킹 포인트가 부여되는 개인전 '그랑프리'인 만큼 세계 41개국 320여 명의 에이스, 세계 1~10위 톱랭커들이 총출동했다.
오상욱은 16강에서 '세계6위' 루이지 사멜레(이탈리아)를 15대9, 8강에서 구본길을 15대12로 꺾고 올라온 엘리오 비비(프랑스·세계 16위)를 15대6으로 가볍게 돌려세우며 4강에 올랐다. 4강에서 '올림픽 개인전 3연패' 레전드, 애런 실라기(헝가리·세계 2위)를 상대로 믿기 힘든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15대6 승리 후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선 '세계 1위' 발자제를 마주했다.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13-11로 앞서나가고 14-12, 우승포인트를 먼저 잡아냈지만 발자제가 14-14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오상욱은 침착하게 마지막 한끗을 찔러내며 15대14, 2연패 역사를 완성했다. 도쿄올림픽 8강에서 '도둑맞은 1점' 사건과 함께 13대15로 아깝게 패했던 발자제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말 발목인대 파열 부상 수술 후 불과 5개월만에 돌아온 '디펜딩챔피언' 오상욱이 안방 피스트에서 다시 날아올랐다. '어펜져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우승 직후 오상욱은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시합인데 첫 번째 부다페스트 개인전 때 좋은 성적이 안나와서 실망을 많이 했었다"면서 "동료 형들이 피드백을 많이 해줘서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며 '어펜져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결과가 우승으로 나와서 두 배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부다페스트 대회 개인전에선 부진했지만 단체전 9바우트 역전 주자로 맹활약, 금메달을 가져왔던 오상욱이 안방 개인전에서 우승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부다페스트 단체전을 뛰면서 몸을 많이 끌어 올렸다. 시합에서 사용한 기술들을 비디오로 보면서 갈고 닦았다. 그래서 몸을 끌어올리기가 수월했다"고 돌아봤다.
안방 SK그랑프리는 세계 최강 '어펜져스'에게도 부담이 큰 무대. 오상욱은 "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보다 한 경기 올라갈 때마다 다음 상대를 어떻게 이길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했다. 그러다보니 결승까지 갔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기와 자신과의 싸움에서 모두 이긴 것이 기쁘다"며 웃었다.
바자제와의 결승, 도쿄올림픽 패배를 설욕한 데 대해 "결승에서 내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흥분했었다. 14점까지 도달했을 때 텐션을 유지하며 경기를 이끌었어야 하는데 마음을 좀 풀었던 게 실수였다"면서 "14-14에서 펜싱인들이 보기엔 어거지인 부분이 없지 않은데 다음엔 더 확실히 이기도록 연습하겠다"고 했다. "상대가 방어할 수 없는 기술을 하고 싶었는데, 상대 불이 켜졌다면 제가 위험했을 동작"이라면서 더 완벽한 동작, 더 완벽한 과정을 다짐했다.
올림픽 3연패에 빛나는 '현존 레전드' 실라기를 준결승에서 15대6으로 돌려세운 데 대해 "같이 붙어본 지 1년반 정도 된것같다. 실라지가 내가 아팠으니 안도를 많이 하지 않았나 싶다. 약해졌을 거라 생각한 것같다. 초반에 밀어붙인게 마지막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오상욱은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2관왕을 직겨냥 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티켓을 따도록 열심히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두 개 다 따고 은메달도 한국 선수가 따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 아직 없어서 개인전에서 절실한 부분이 있다"면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랜드슬래머' 출신 원우영 남자사브르 대표팀 코치는 오상욱의 정상 복귀를 누구보다 반겼다. "오상욱 선수가 다쳤을 때 정말 속이 다 타들어가는 것같았다. 에이스 상욱이가 큰 부상을 당하면서 팀이 많이 힘들었다"면서 "상욱이가 복귀를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개인전 우승도 기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게 가장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원 코치는 "상욱이는 신체조건과 운동신경, 펜싱 재능을 타고난 선수다. 대한민국에서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선수"라고 인정했다. 세계선수권(개인전), 올림픽(단체전),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모두 휩쓴 '레전드' 원 코치는 "나를 충분히 뛰어넘을 선수다. 아니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함께 만들 것이다. 우리가 못했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결승전 14-14,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원 코치는 "무조건 오상욱을 믿었다"고 했다. "한 포인트를 남기고 무조건 이긴다고, 상욱이가 해낼 것이라고 믿었다"며 웃었다. "어펜져스의 코치라는 사실이 너무나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이 선수들에게 다 주고 싶다"며 애정을 표했다.
올림픽공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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