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진호 연설’에 中 6·25전쟁 드라마 긴급 재방송

中중앙TV 30일 6·25 다룬 드라마 긴급 편성
尹, 27일 美연설서 장진호 전투 “기적 같은 성과”라 언급
中, 28일 尹연설 관련 “어떤 나라든 침략 확장하면 피 흘릴 것”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6·25전쟁 장진호 전투’를 거론한 뒤 중국 관영 채널이 관련 소재 드라마를 긴급 편성했다. 장진호 전투는 미국 해병과 중공군이 장진호 계곡을 둘러싸고 벌인 전투다.

29일 오후 중국 관영 중앙TV(CCTV) 군사채널(CCTV-7)의 편성표에는 30일 밤 9시 54분(현지시간)부터 ‘압록강을 건너다’라는 제목의 40부작 드라마 1,2부가 편성됐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CCTV 군사채널이 앞으로 매일 같은 시각 이 드라마를 방영할 것이라고 했다.

환구망은 “이 드라마는 방대한 사료를 기초로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의 역사적 장면들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며 장진호 전투 등 여러 감동적 전투의 장면을 실감나게 되살려내 위대한 항미원조 정신을 진지하게 드러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드라마가 전편에 걸쳐 웅변하는 사실은 무기는 많고 기개는 작은 침략자는 반드시 패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록강을 건너다’는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전쟁 참전 결정과 압록강 도하, 장진호 전투를 포함한 각 개별 전투를 담은 드라마다. 당초 CCTV 군사채널은 홈페이지의 편성표에 30일 같은 시간대에 다른 드라마(‘위대한 전환’ 1, 2부)를 방영한다고 공지했다가 29일 오후에 갑자기 변경했다.

6·25 참전 드라마 긴급 편성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미 해병대 1사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 12만 명의 인해 전술을 돌파하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뒀다”며 “장진호 전투에서만 미군 4500명이 전사했고, 6·25 전쟁에서 미군 약 3만7000명이 전사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중국 매체 기자로부터 윤 대통령 연설의 장진호 관련 내용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가 중국과 세계에 중대하고 심원한 의의를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것은 어떤 나라든, 어떤 군대든 역사 발전의 흐름과 반대편에 서서,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침략을 확장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는 강철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했다.

중국은 6·25전쟁에서 자국이 참전한 1950년 10월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까지를 ‘항미원조 전쟁’으로 공식 표현하며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이라 규정한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