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 “여학생 가스테러, 독극물 없었다···상당수 꾀병”
이란 정보부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이란 전역의 학교에서 있었던 여학생 대상 ‘가스 테러’와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독극물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 정보부는 외국의 ‘적’과 반체제 인사가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성 가스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던 테러는 지난해 11월30일 이슬람 시아파 성지도시 쿰의 한 고등학교에서 18명이 이상 증세를 보인 이후 이란 전역으로 퍼졌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망한 여성의 의문사 이후였다.
이란 당국은 2월에서야 이런 공격이 ‘의도적 공격’이라고 봤다. 인권활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이런 테러는 이란 31개 주 중 28개에서 있었다. 일각에서는 테러 배후가 여학교 폐쇄를 목적으로 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보부의 보고서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던 ‘가스 테러’에 사용된 물질에 독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보부는 공격에 사용된 물질이 악취제, 후추 스프레이 등이었다고 밝혔다. 상당수 학생이 같은 반, 같은 학교의 학생들에게서 이상 증상이 나타난 이후 꾀병을 부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외국의 ‘적’과 반체제 인사가 ‘위기에 기름을 부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 정보부 보고서에는 “서방 언론과 페르시아 언론, 국제기구들도 이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이슬람 공화국의 ‘적’들이 권력을 약화하기 위해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단주의 세력’이 배후일 가능성도 일축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많은 이란인은 주로 여학교를 목표로 한 공격이 소녀들을 겁주고 학교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극단주의자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자행됐다고 믿는다”라며 “하지만 정보부는 그러한 네트워크의 존재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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