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기존 주가조작과 다른 점…피해자냐? 공범이냐?
【 앵커멘트 】 주가조작 관련 뉴스 경제부 김동환 기자와 더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1 】 김 기자. 주식 시장이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지난 한 주 들썩했는데, 주가조작 세력의 조직적 범죄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과 금융당국이 본격 수사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번 사건이 기존 주가조작과는 많이 달라서 수사 난항이 예상된다고요.
【 답변1 】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주가조작 범죄는 일당이 모의해서 특정 주식의 가격을 끌어올린 뒤 팔아치워 차익을 남기는 건데, 이번 사건은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건 맞지만 조작 세력이 차익을 남기지 못하고 손실을 본 상황입니다.
작전 진행 단계에서 일이 틀어진 건데, 그래서 두 단계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일차로 특정 주가를 끌어올리는 과정은 신종 다단계 수법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우선 이들이 주가 견인에 동원한 주식들이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서 거래량이 적은 주식들이었어요.
많지 않은 투자금으로 끌어올리기 쉽다는 장점이 있죠. 그래서 따박따박 수익을 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판을 점점 키운 겁니다.
이 과정에서 불법의 관건은 일당끼리 모의해서 주식을 사고팔아 가격을 올리는 통정매매를 했느냐는 건데, 투자자 명의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개설해 주소지 근처에서 사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여 이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선엽 / 신한금융투자 이사 - "통상적으로 우리가 주식을 올려서 그 차익을 가지고 털고 나오려고 하면 거래가 많은 주식을 가지고 올린다든가 해서 거래를 활성화시켜서 털고 나와야 되는데 이번 기업들 같으면 처음부터 거래를 형성시킬 수 없는 조건들의 주식이었었어요. 그렇게 놓고 보면 목적 자체가 주식을 위해서 잘 팔고 나오겠다라는 생각이 아니라 다단계를 통해서 내가 그 돈을 들고 튀겠다는 목적이 더 강했다고 보여집니다."
【 질문2 】 주가조작 세력이 이렇게 장기간 작업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는데, 지난 월요일 갑자기 하한가 사태가 터지면서 주식시장에 대혼란이 일었어요. 누군가 의도적으로 매도했다면 이 부분 역시 큰 범죄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답변2 】 결국 관건은 이 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
작전을 설계했던 라덕연 투자자문회사 대표도 자신이 투자자를 유치해서 주가 견인 작업을 한 건 맞지만 누군가의 집중매도로 자신은 오히려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작전 세력 중 누군가가 중간에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연쇄 하한가 사태가 터진 게 아닌가 하는 건데, 그래서 라 대표도 누가 이익을 봤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그쪽으로 타깃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해당 종목의 대주주인 다우데이터 김익래 회장과 서울가스 김영민 회장이 폭락 사태 며칠 전 수백억 규모의 주식을 처분한 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겁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작전 세력과는 전혀 몰랐고, 우연히 타이밍이 그렇게 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이 역시 수사의 초점 중 하나가 될 거로 보입니다.
또 주가 폭락 직전 대량의 공매도가 일어났던 걸 보면 해당 주식이 떨어질 걸 알고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것으로 추정돼 합동수사단이 이 부분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 질문3 】 그럼 투자자들은 어떻습니까. 가수 임창정 씨등 고수익을 남겨준다고 해서 투자했을 뿐이라면서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잖아요.
【 답변3 】 네. 자신도 일당에 속아서 투자만 했을 뿐 수십억 손실을 봤다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가수 임창정 씨는 오늘 또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일당들이 투자자금 1조 원 유치 기념 파티였다고 보도된 행사에 참석했던 건 송년 파티에 초대돼 갔을 뿐이라며 모임을 주도한 건 아니었다는 건데요.
가수 박혜경 씨도 전속 계약금이 투자에 활용됐을 뿐 자신은 주가조작 세력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를 추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 역시 개인적인 투자로 전 재산을 잃었다며 피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이들이 주가조작 의도를 인지한 상태에서 계좌를 빌려주고 주가 상승에 기여했는지 여부인데, 이를 입증하는 게 수사의 한 방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그들이 큰 손실을 봤을지라도 큰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다가 실패한 것이지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전문가의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광석 /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투자자들조차 주가 조작단인지 알고 그것을 미리 알고 투자를 했을 경우라면 공범에 해당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그런데 그냥 그걸 모르고 그냥 나도 돈 벌어보자 하는 마음으로만 투자했다면 공범이나 가해자는 면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가해자이거나 가해자가 아닐 수는 있어도 피해자일 수는 없다."
【 앵커멘트 】 네. 이번 사건의 진짜 피해자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에 혹해 거액을 넣었다가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아니라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른 채 해당 주식을 매입했다 손해를 본 일반 투자자들이겠죠. 이들을 위해서라도 확실한 수가가 이뤄져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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