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분노 폭발 왜?' 배트 내동댕이 산산조각, 오로지 심판 판정 불만 때문이었나 [잠실 현장]

잠실=김우종 기자 2023. 4. 2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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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오지환이 29일 잠실 KIA전에서 3회말 2사 1루 때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려친 이후 던지고 있다.
판정에 대한 불만이었을까. 선수단을 향한 메시지였을까. 아니면 둘 다였을까. LG 트윈스의 주장 오지환(33)이 경기 도중 분을 참지 못하고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며 산산이 조각냈다.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는 29일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맞대결을 벌인다.

이날 오지환은 3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LG가 1회초 1점을 먼저 KIA에 내준 가운데, 오지환은 1회말 1사 1루 기회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다. KIA 투수는 선발 앤더슨. 초구 낮은 볼을 잘 골라낸 오지환은 2구째 바깥쪽 높은 볼도 무난하게 골라냈다.

유리한 2-0의 볼카운트에서 앤더슨의 3구째 바깥쪽 속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4구째 바깥쪽 높은 공을 밀어 쳤으나 타구가 좌익수 워닝 트랙에서 잡히고 말았다.

LG는 2회에도 1점을 또 내주며 0-2로 끌려간 뒤 선발 강효종이 조기 강판당하고 말았다. 3회에는 마운드에 이우찬을 올리며 반격을 도모했다. 하지만 이우찬이 황대인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점수는 0-4, 4점 차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3회말 LG의 공격. 2사 후 문성주가 안타를 때려낸 뒤 타석에 오지환이 들어섰다. 오지환은 초구를 뿌리기에 앞서 1루로 견제구를 뿌린 앤더슨. 공을 새롭게 바꾼 앤더슨은 하이 패스트볼을 뿌려 오지환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앤더슨의 빠른 속구(149km)가 오지환의 몸쪽 높은 곳을 향해 파고들었다. 이때 오지환이 함지웅(38) 구심과 볼 판정에 대해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나왔다.

그리고 3구째. 앤더슨의 140km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오지환이 크게 배트를 헛돌렸다. 3구 삼진 아웃. 직후 오지환은 배트를 그라운드에 강하게 내동댕이치며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번에 배트가 부러지지 않자 재차 그라운드에 배트를 내리치며 부러트리고 말았다.

오지환이 3회 배트를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치고 있다.
때로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누군가를 향한 분노일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을 향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역시 야구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지환은 왜 분노를 참지 못했을까.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을까. 만약 이 경우, 함지웅 주심이 즉각 퇴장을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 12년차' 함 주심은 아무런 조처를 내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지환 자신에 대한 불만 표시였을까. 혹은 선수단이나 누군가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을까.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두산 베어스 레전드 출신' 오재원 해설위원은 오지환의 행동에 대해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는데, 저는 재미있다"고 웃으면서 "제가 만약 오지환이었어도 저랬을 것 같다. (볼카운트가) 원 스트라이크 원 볼이 될 수 있었는데, 투 스트라이크가 됐다. 이어 바로 삼진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오지환은) 주장이고 게임이 2경기 연속 넘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면서 "선수들한테 보내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전날(28일) 경기를 넘겨줬다. 오지환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면서, 팀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재원 해설위원 역시 현역 시절 그라운드에서 감정을 누구보다 솔직하게 표출했던 선수로 유명했다. 때로는 주심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최근 오 위원은 "이런 부분 역시 야구의 재미이자 볼거리"라면서 당당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뒤이은 4회초. KIA가 무사 2루 기회를 잡았다. 한승택 타석 때 2구째 번트를 시도하다가 배트를 뺐다. 이때 투구를 받은 박동원이 곧장 2루를 향해 힘찬 견제 송구를 뿌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은 "오지환, 박동원. 이 역시 쉽게 경기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오지환이 3회 삼진 아웃 이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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