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임창정도 참석' 축하파티 열린 마라탕집…굳게 닫혀 적막감만

김동규 기자 유민주 기자 한병찬 기자 2023. 4. 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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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5시30분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관련 일당이 투자자들의 수수료를 '카드깡' 방식으로 결제한 장소로 의심받는 서울 건대입구역의 마라탕 음식점 앞.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지만 식당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조가조작 관련 '투자자 모집 창구' 의혹을 받는 다른 곳도 영업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의 수수료를 '카드깡' 방식으로 결제해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의심받는 강남의 골프 아카데미도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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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사태]수수료 '카드깡' 방식 결제 의혹 마라탕집
지난 주말 후 영업 안 한 듯…골프 아카데미도 영업 중단
주가조작 일당들이 수수료 결제를 '카드깡' 방식으로 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마라탕 식당. 2023.4.29/뉴스1 ⓒnews1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유민주 한병찬 기자 = 29일 오후 5시30분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관련 일당이 투자자들의 수수료를 '카드깡' 방식으로 결제한 장소로 의심받는 서울 건대입구역의 마라탕 음식점 앞.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지만 식당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창문 너머 테이블에는 플라스틱 컵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오토바이 1대가 출입문 앞을 지키고 있었으나 식당 안에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식당 건물에 새겨진 노란색 영문자 'MARA PUB'(마라 음식 판매하는 술집)만이 선명할 뿐이었다.

식당을 찾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대 커플은 "영업 중이라 알고 왔는데 다른 데로 가야겠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이 식당은 27일 주가조작 의혹을 들여다보는 금융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상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식당은 지난 주말부터 영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인 A씨는 "지난주 초만 해도 장사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23일부터는 아예 영업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일당은 지난해 11월 운용 자금 1조원 돌파 축하 파티를 이곳에서 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파티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가수 임창정씨와 그의 부인 서모씨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지난해 11월 지인 소개로 이번 사태 관련자들을 만났고, 회사를 키우려다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하지만 주가조작 세력에 자신과 배우자의 신분증을 맡겨 거래를 사실상 일임했고 주가조작에 이 계좌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임씨가 피해자인지 공범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조가조작 관련 '투자자 모집 창구' 의혹을 받는 다른 곳도 영업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의 수수료를 '카드깡' 방식으로 결제해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의심받는 강남의 골프 아카데미도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24일 갑자기 문을 닫았고, 사흘 뒤인 27일 금융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곳 대표이자 프로골퍼인 B씨는 사건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와 2020년쯤부터 알게 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대표와 B씨는 이번 사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6인의 인물에 포함돼 있다.

이곳 아카데미에서 근무했던 직원 C씨는 "24일 출근했는데 B씨가 갑자기 문을 닫는다고 연락이 왔다"며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폭락 사태 피해자 수는 약 1000명이며, 미수금을 포함한 피해 금액은 최대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다단계·통정거래 등이 동원된 조직적 범행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재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투자자 모집과 관리, 주가조작이 철저히 분업화돼 주가조작이 이뤄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이번 사건은 기존 주가조작과 다른 새로운 형태라 합동수사팀의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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