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여자농구 올스타전] 마지막까지 추격한 WKBL 라이징 스타, W리그 올스타에 석패 … 스피드-활동량-짜임새 모두 배웠다
일본 여자프로농구리그인 W리그가 29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오후 2시부터 ‘W리그 올스타 2022-2023 in 아리아케’를 주최했다. 일본 신인 선수들의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12명의 WKBL 라이징 스타(이하 WKBL)들도 초청을 받았다. 도카시키 라무(JX-ENEOS)와 미야자와 유키(FUJITSU) 등 14명의 W리그 올스타 선수들(이하 W리그)과 맞붙었다. 결과는 84-89, 패배. 처음으로 열린 W리그 올스타들과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WKBL은 시작부터 192cm의 도카시키 라무에게 시달렸다. 높이와 피지컬, 운동 능력까지 갖춘 도카시키 라무를 쉽게 감당하지 못했다. 협력수비로 수비 전술을 바꿨지만, 라무의 패스 한 번에 흔들렸다.
WKBL의 몸도 무거웠다. 당연했다. 휴가 혹은 비시즌 중에 소집됐기 때문. 6개 구단에서 모인 선수들이 이틀 정도 손발을 맞췄기에, 선수들의 합이 맞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선수들의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완전치 않은 몸에도 루즈 볼 하나를 허투루하지 않았다. 수비 근성 역시 강력했다. W리그의 슛을 3점 라인 밖으로 밀어내, W리그의 공격 성공률을 낮췄다.
특히, 박지현(아산 우리은행)의 승부 근성이 높은 슈팅 집중력으로 이어졌다. 박지현은 경기 시작 5분 동안 3점 4개를 몰아넣었다. 나윤정(아산 우리은행)과 이해란(용인 삼성생명)도 3점 공격에 가세, WKBL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20-3으로 앞섰다.
박지현과 나윤정, 이혜미(인천 신한은행) 등 주축 자원이 벤치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KBL은 초반의 화력을 유지했다. 수비력 역시 마찬가지.
W리그 선수들이 100%의 힘을 쓰지 않았다고 하나, WKBL 선수들의 1쿼터 경기력은 놀라웠다. WKBL은 31-18로 1쿼터를 마쳤다. 다만, 불안 요소가 있었다. 1쿼터 마지막 3분 동안 야마모토 마이(도요타 자동차)에게 3점을 3개 허용했다는 점이다.
시라사키 미나미(히에지)와 키타가와 나오미(니이가타)에게 3점을 맞았다. W리그의 빠른 패스와 볼 없는 움직임에 흔들렸다. WKBL 라이징 스타의 체력이 떨어져갔고, WKBL은 2쿼터 시작 4분 만에 34-28로 쫓겼다.
W리그의 인상적인 점이 있었다. 선수들 간의 소속 팀은 달랐지만, 실점 후 속공 전개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어떤 상황에서도 WKBL보다 속도 우위를 점했다. 세트 오펜스에서도 볼 없이 많이 움직였다. 순간적이면서 정교한 타이밍에 페인트 존으로 침투. WKBL의 수비를 당황하게 했다.
조수아(용인 삼성생명)와 박지현이 3점 3개를 합작했다. 그러나 WKBL은 W리그 가드진의 스크린 활용과 정교한 슈팅을 막지 못했다. 45-42로 전반전을 마쳤다.
박지현과 이해란이 3쿼터에 나왔지만, WKBL의 높이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W리그 빅맨진과 높이 싸움을 정면으로 할 수 없었다. 특히, 경험까지 갖춘 도카시키 라무와 미야자와 유키를 골밑에서 공략하기 어려웠다. 3쿼터 시작 2분 47초 만에 47-51로 밀렸다.
WKBL은 도카시키 라무에게 협력수비를 했다. 그러나 도카시키 라무의 넓은 시야와 와타나베 아야(미쓰비시)의 3점포에 혼란만 겪었다. 또, W리그의 주고 뛰는 움직임 역시 통제하지 못했다. WKBL과 W리그의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체력과 속도 싸움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W리그의 속공 전개는 정교했다. 볼 핸들러와 슈터, 빅맨의 동선과 뛰는 타이밍이 확실히 분배됐기에, WKBL은 W리그의 공격을 막기 더 어려웠다. 3쿼터 시작 4분 만에 두 자리 점수 차(49-59)로 밀렸다.
표정의 차이도 드러났다. WKBL은 열세에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W리그는 그렇지 않았다. 미소를 보여줬다.(사실 3-20으로 밀릴 때도 웃고 있었다. 밀리고 있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박지현과 이해란이 그래도 경쟁력을 보였다. 피지컬과 운동 능력, 스피드 모두 W리그에 밀리지 않았다. 두 선수의 역량과 집중력이 WKBL을 지탱했고, WKBL은 3쿼터 종료 2분 49초 전 53-61로 한 자리 점수 차에 진입했다.
그렇지만 박지현과 이해란이 빠져나간 후, WKBL은 흔들릴 수 있었다. W리그도 도카시키 라무와 미야자와 유키를 벤치로 불렀지만, WKBL이 페인트 존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
하지만 허예은(청주 KB스타즈)이 W리그 진영으로 빠르게 볼을 밀었고, 박진영(부천 하나원큐)이 페인트 존 부근에서의 점퍼로 박지현과 이해란을 대신했다. 그래서 WKBL은 크게 밀리지 않았다. 59-66으로 4쿼터를 맞았다.
4쿼터 초반에도 박지현-이소희(부산 BNK 썸)-이해란 등 주축 선수 없이 임했다. 조수아-이혜미-박소희(부천 하나원큐)-박진영-박성진(부산 BNK 썸) 등 경험을 필요로 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렇지만 주축 자원을 무작정 앉힐 수 없었다. 어린 선수들로는 W리그와의 차이가 더 커지기 때문.
감독을 맡은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4쿼터 시작 3분도 지나지 않아 선수 5명을 다시 투입했다. 다시 투입된 주축 자원들은 있는 힘을 쥐어짜냈다. 특히, 박지현의 힘이 컸다. 도카시키 라무를 1대1 수비로 어느 정도 제어했고, 나머지 선수들이 스피드와 활동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WKBL은 경기 종료 3분 전 78-80으로 W리그를 위협했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자유투와 속공 등 쉬운 득점 기회를 놓쳤고, 턴오버로 W리그에 속공 득점을 헌납했다. 아쉬운 패배. 하지만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W리그는 스피드-활동량-짜임새 등 탄탄한 농구를 했기 때문이다.
사진 = 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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