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따라' 간호법 당론 거스른 4명의 여야 의원..그 이유는

서지윤 2023. 4.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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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반대 퇴장..최연숙·김예지 찬성표
민주 처리 방침..신현영·이원욱 기권표
與 '거부권' 방침에 최연숙 "더 이상 당 설득하긴 어려워"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관련한 투표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빠져나간 가운데 최연숙 의원 홀로 남아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2023.4.27/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여당 반대 속 야당의 주도로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당론을 거스르고 투표한 의원들이 주목받고 있다. 찬성표를 던진 최연숙·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기권표를 던진 신현영·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기명 투표에서 당내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소신 투표를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연숙 "간호법은 간호사 이익만을 위한 법 아냐"
김예지 "간호사 단독 의료할 수 있는 조항 없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81명 중 찬성 179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찬성표를 제출한 의원 중 여당 소속 의원은 최연숙·김예지 의원뿐이다.

두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민주당의 간호법 제정 강행에 반대하며 본회의에서 퇴장, 규탄대회를 벌였다.

간호사 출신 최 의원은 본회의장에 남아 의사협회·간호조무사협회 등을 포함한 보건의료단체가 간호법 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 의원은 찬성 토론에서 "간호법은 간호사 직역만의 입장을 대변하고 간호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면서 "간호법은 사회적 책임을 제고하기 위한 법이자 숙련된 간호 인력을 확보하는 국가 책무를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간호법안 찬성 토론하는 최연숙 의원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간호사 출신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간호법안에 대해 찬성 토론을 하고 있다. 2023.4.27 hwayoung7@yna.co.kr (끝)

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간호법 통과 이후 간호사 선후배뿐 아니라 몇몇 의사들로부터 '간호법 제정안에 찬성한다'면서 응원 문자가 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한 것에 관련해선 은연 중에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그는 "이미 의총에서 간호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와 중재안의 문제점을 충분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당에게)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더이상 할 수 있는게...(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일관되게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당내 지도부 및 의원들 설득에 나선 바 있다.

함께 찬성표를 던진 김 의원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소통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아마 법을 잘 들여다본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앞서 KBS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법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돌봄 서비스에 맞는 법을 정비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의료 단체 간의 분쟁이 있다고 해서 옳은 일을 미루는 건 옳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김 의원은 같은 인터뷰에서 "'지역 사회'라는 말이 들어있다고 해서 간호사가 단독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었다"며 간호법 제정안에 찬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소신따라' 간호법 당론 거스른 4명의 여야 의원..
신현영 "제도가 갈등 조장하면 안돼"
이원욱 "다른 의견도 민주당에 필요"

반면 간호법 제정안을 강한 의지로 통과시킨 민주당 내에선 기권표를 던지며 사실상 간호법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의원들도 있다.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간호법 통과로 의료계 여러 직능의 화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국회의원으로서 갈등이 악화되는 것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며 기권표를 던진 이유를 밝혔다. 신 의원은 당내 의원들에게도 이같은 입장을 사전에 공유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저출생·인구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3.2.2/뉴스1 /사진=뉴스1화상

신 의원은 "의사라는 이유로 두둔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의료계가 현장에서 싸우지 않고 화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도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 사회' 문구가 포함돼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의사 단체는 간호법에 지역사회 문구가 들어갈 경우 간호사의 단독 의료 행위나 단독 개원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신 의원은 "지역 돌봄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무리하게 지역사회를 포함하려고 하면 현장에 잡음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제도가 의료 현장에 제대로 정착하려면 상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신 의원 설명대로 간호법 통과로 의료계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의사와 간호조무사 단체는 총파업 및 무기한 단식투쟁을 예고했다.

함께 기권표를 던진 이원욱 의원은 간호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의료 직역 간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것은 부정적이었다"며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민주당에 필요하다고 생각해 기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4.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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