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요금, 왜 비싼가 했다.. 고유가, 항공기·직원 없어 "2분기 더 오른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3. 4. 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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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등 인상요인.. 펜데믹 이전 대비 요금↑
세계 3분의 2 항공기 멈춰, 수요 대처 한계
기재·부품 공급 지연.. 항공사, 기체 확보 차질
관광 '큰 손' 중국 정체.. 공급 부족 장기화
당분간 가격 상승 "여름 성수기도 운임 부담"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고 일상회복기를 맞아 여행시장이 개선 기미를 보이는가 싶은데, 항공시장 상승세가 너무 가파릅니다.

항공권 가격은 내릴 기미가 없고,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내리진 않으리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2분기 들어선 현재보다 더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입니다.

코로나 시기, 항공시장 환경이 워낙 위축된 상황에서 항공기와 직원들이 크게 줄었고 최근 고유가 상황까지 악재로 적용했습니다.

2분기 지나, 바로 여름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요금 부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 항공기 3분의 2 운항 '중단'.. "재가동, 생산 한계"

미국의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글로벌 항공권 가격이 2019년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습니다.

항공데이터제공업체 포워드키스(ForwardKeys)를 인용해 서울∼싱가포르 노선 올해 1분기 항공권 가격이 2019년 1분기에 비해 139% 오른 것을 비롯해 같은 기간 영국 런던∼미국 뉴욕(80%), 런던∼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128%), 뉴욕∼멕시코 칸쿤(191%) 등에서 높은 요금 수준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가격 상승세의 주요인은 항공기 부족에서 우선 찾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로 인한 여행 제한과 국경 폐쇄로 인해 전 세계에서 최대 1만 6,000대의 항공기가 운항을 중단하고 미국과 호주 등지 사막 창고에 보관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는 세계 상업용 항공 운송량의 3분의 2에 해당합니다.

특히 항공기는 한 번 세워 두면 다시 띄우기 위해 정비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에어버스의 대형 기종인 A380의 경우 1대를 정비해 노선에 투입하기까지 최소 100시간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하청업체 인력 부족으로 생산에 제동이 걸리는 등 제조사 상황도 여의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제재로 인해 에어버스나 보잉사 등 공급업체가 티타늄과 같은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부품 가격이 올랐고, 새로운 엔진 확보도 쉽지 않아 만들어놓고 유휴상태인 새 항공기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될 정도입니다.

■ 인력 부족 계속.. 인건비 부담, 항공료 반영

항공 인력 여건도 취약합니다.

팬데믹 기간 급격히 여행수요가 줄어 항공사 직원 상당수가 그만뒀습니다.

항공사들이 코로나로 본 손실 규모가 2,000억 달러에 이르면서 수천만 개 일자리가 감소했고, 이후 여행 회복세를 맞았지만 재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입니다.

잘 훈련된 많은 이전 직원들은 보다 안정적인 직업군을 찾아 경력 전환에 나선 경우가 적잖은 것도 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공항 체크인 데스크나 수하물 컨베이어에서 잦은 지연이 발생하고 있어, 결국 직원을 유치하고 또 유지하기 위해 올리는 추가 인건비는 고스란히 항공료에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여행 욕구 쌓여.. “경비 등 지출 의사 충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항공수요 역시 항공요금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여행 기회가 사라지면서 여행 욕구가 억제됐던 것이 이젠 항공권 등 경비에 충분히 돈을 지출할 의사가 생겼다는 얘기입니다.

숙박예약플랫폼 앱인 ‘부킹닷컴’이 12~24개월 동안 여행을 계획하는 성인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상자들은 코로나로 잃어버린 지난 3년에 대한 보상심리로 여행을 더 ‘여유롭게’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일정부터 씀씀이까지 허용 범위를 넓히는 탓에 요금 가격 상승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덜 느낄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제유가 상승, 연료비 부담.. 항공운임 전가 불가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오른 국제유가도 요금 상승 요인으로 꼽힙니다. 원유 가격은 2019년 1월보다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료 가격은 작년에 하락했지만 원유 가격은 여전히 ​​2019년 1월보다 50% 이상 비싸고 연료가 단일 비용 중 가장 비중이 커 항공사에 문제가 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많은 항공사 특히 저비용 항공사는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한 연료 헤지(위험회피를 위한 선물거래) 등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사건으로 촉발된 가격 급등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항공업계는 현재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하기 위해 2조 달러를 지불해야 할 정도로 연료 부담이 크지만, 이를 위한 연료 교체나 기술 도입은 쉽지 않습니다. 논의되고 있는 일부 최신 기술인 수소 동력이나 전기 항공기는 대부분 연구 단계로 그 결과가 나오려면 한층 더 비용이 투입돼야할 상황입니다.

그때까지는 항공권 가격에 어느정도 비용 전가가 불가피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중국 등 정체, 공급 안 풀려.. “2분기까지 요금 상승 계속”

관광시장에서 씀씀이 큰 중국도 변수입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항공료 상승에 불안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 큰 경제대국으로, 코로나 대유행 이전 연간 관광 지출이 2,800억 달러에 달했던 게 아직 본격적으로 여행시장에 나서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 중국은 다른 국가들보다도 느린, 지난해 말 해외여행 제재를 풀었습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30% 이상 중국인 응답자가 2023년 해외여행 계획이 없다고 밝혀, 실제 관광시장에 영향을 미치는데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태평양항공협회((Association of Asia Pacific Airlines)는 중국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국제여행 환경이 돌아서는데 최소 1년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큰 수요시장인 중국의 재개방이 더디게 되면 항공사들로선 항공기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불안감을 갖고, 그 결과 국제노선 공급이나 수요가 줄어 항공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관련해 업계에선 적어도 몇 년 동안 항공권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유럽 대표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블룸버그의 컨퍼런스에서 "중기적으로 에어버스나 보잉의 생산을 늘릴 수 없다는 점은, 앞으로 길게는 5년여 계속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의미"라면서 "작년에 (항공운임이) 15%나 급등한 데 이어 이번 여름에는 운임이 두 자릿수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당분간 항공기 공급 부족.. "높은 요금 이어질 듯"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좌석공급 수준은 2019년 3월과 비교해 62%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여행수요 증가에 따라 항공사들의 항공기 확보 경쟁은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말 157대로 감소한 항공기를 올해 158대로 늘리고 아시아나항공은 77대까지 감소한 항공기에, 올해 4대를 신규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제주항공은 올해 4대를 신규 도입해 41대를 운항하고, 티웨이항공과 진에어의 경우 항공기를 각각 31대, 28대로 늘릴 예정입니다.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보잉사에서 일부 부품 공급 등의 차질 이슈가 불거진데다 보잉이나 에어버스 모두 인력난이 여전한 탓입니다.

관련해 국내 한 LCC 관계자는 "현재 신규 기재 확보 계획은 세웠지만, 예상대로 진행될지는 장담하긴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보잉사를 비롯해 주요 제작사 부품 수급 등이 늦어져 공급 자체도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아 수요 대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또다른 국적사 관계자도 "국내만 기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전 세계 항공사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선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리는 게 정상일 정도다. 당분간 모자란 공급 수준이 이어지면서, 항공권 가격 역시 크게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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