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지 몰랐다” 40일 된 아들 숨지게 한 친모 영장

경찰 "아픈 아들 방치해 숨지게 해"

인천경찰청 청사. 인천경찰청 제공

어린 아들을 방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숨질 줄 몰랐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29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증 지적장애인 A씨는 이달 중하순 인천시 서구 아파트에서 생후 40일 된 아들 B군을 방바닥에 떨어뜨려 다치게 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는 “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괜찮을 줄 알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A씨 남편은 “수일전부터 아이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감기 증상으로 생각했다”며 “아내가 아이를 떨어뜨린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의 범행은 남편이 26일 오후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119 구급대가 B군을 곧바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으나 B군은 같은 날 오후 8시 8분쯤 숨졌다.

경찰은 “머리뼈 골절과 약간의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아 B군의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B군 시신에서는 멍 자국과 같은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친모가 건강에 이상 징후가 있는 B군을 방치하다가 숨지게 한 것으로 판단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며 “정확한 사망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