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 불안장애 이겨내려면

윤성철 2023. 4. 29. 17: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불안장애,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60대-50대-70대 순으로 고령층에 많아

"최근 들어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려요. 마치 심장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도 같고….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걱정거리가 있는 것도 아녜요."

50대 주부 A 씨는 이리저리 궁리하다 하는 수 없이 근처 내과를 찾았다. 심전도 검사도 받고, 심장 초음파 검사도 받았다. 혈액검사까지 받았지만 "건강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래도 안도감이 들기보단, "의사도 발견하지 못한 심장병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것은 아닌지…"하는 나쁜 생각만 든다.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잠도 잘 못 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살다 보면 이러한 걱정은 위험에 대비한다는 긍정적 요소도 있다지만, 지나친 걱정은 생각과 정신의 균형을 깨뜨린다. 몸 건강도 해친다.

하는 수 없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평소 예민한 성격 탓에 신경이 곤두서 있어 힘들어 보인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찾아가 보라"는 가족의 권유 덕분.

검사 결과, '범(汎)불안장애'(GAD,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다양한 상황이나 문제 등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걱정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정신 질환"이라 했다.

정부 환자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범불안장애는 매년 약 8만 명 정도 나온다. 여성(63.4%)이 남성(36.6%)보다 훨씬 많다. 특히 60대, 50대, 70대 순으로 고령층에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불안장애는 감정이나 행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후두엽, 변연계 등의 활성화가 과하거나 부족한 경우,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이 불균형한 경우 등 여러 원인 때문에 생긴다. 가정환경, 성장기 환경, 현재 상황 등 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미국정신의사협회(APA)는 'DSM-5-TR' 진단 기준에 따라 불안장애를 진단한다. 여기선 △과도한 걱정이 6개월 이상 지속하고 △스스로는 걱정을 통제하기 어렵고 △근육 긴장, 집중력 저하, 불면 등 신체적 증상이 3가지 이상 나타날 때 '범불안장애'로 진단한다.

미국 APA, "과도한 걱정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범불안장애(GAD) 진단

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발생하거나 △이런 증상들이 다른 약이나 의학적 질환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 때도 그렇게 진단한다.

부산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 과장은 그래서 "범불안장애는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우울증이나 알코올 장애, (향정신성) 물질 남용 장애 등 다른 합병증으로 연결된 가능성도 커진다"고 했다.

게다가 범불안장애는 한번 발생하면 만성이 되기 쉽다. 때론 심하다가, 또 때론 가벼워졌다 하는 기복도 크다.

그래서 유 과장은 "초기 증상이 있을 때 신속하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도 생활의 지혜"라 했다. 진짜 심각한 상황으로 빠지기 전에 증상과 상황에 맞는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치료약물로는 항불안제가 많이 처방된다. 하지만 1년 이상 복용하면 환자들 절반은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항불안제를 먹지 않으면 오히려 금단 증상이 일어나는 것.

그래서 의사의 조력을 받아가며 스스로 개선하려는 의지도 무척 중요하다.

자신의 걱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적어보며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요소'는 없는지, '어떤 사안을 내가 왜곡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 걱정을 아예 없애기 어렵다면, 그 '무게'만큼이라도 낮춰보자는 것이다.

평소에 명상, 휴식, 운동,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흡연이나 음주도 삼간다.

만일 다이어트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이 또한 잠시 줄이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약 성분에 '암페타민' 유사 성분이 포함된 경우 불안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어떤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불안감의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L-테아닌 아미노산이 많은 녹차와 캐모마일차 △비타민B군이 풍부한 쇠고기 돼지고기 달걀 감귤 △건강한 박테리아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요구르트 △카레에 많이 든 강황 등이 바로 그런 음식들이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