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핵 공유' 논란 재차 비판 "대통령실, 대국민 사기극 사죄하라"

민주당이 워싱턴선언의 '핵공유' 관련 논란을 거듭 비판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발코니에 올라 인사하는 모습. / 사진=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한 핵 공유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에 사과를 촉구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핵 공유는 아니다'라고 단호히 선을 그은 데에 대해 대통령실이 급기야 '용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데도 정도가 있다"고 밝혔다.

핵 공유 논란은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 발표 후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우리 국민들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시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가 "사실상 핵 공유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대통령실은 "미국과 핵을 공유하는 건 아닌 게 맞지만 국민들이 안보에 대한 불안을 더실 수 있도록 사실상 핵 공유나 마찬가지로 느낌을 받게될 것이란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용어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워싱턴 선언'을 이번 한미정상회담 최고의 성과로 꼽으면서 '핵 공유'에 대한 공통된 정의도 없이 논의한 것인가"라며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 어디 찍히는지조차 확인하고 다시 확인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어 하나에 의미가 180도 달라지기도 하는 치열한 외교 현장에서 용어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 가당하기나 한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강 대변인은 김태효 1차장이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무슨 말도 안 되는 궤변인가"라며 "성과가 없어도 성과로 느끼면 성과라는 말인가. 정신 승리하자는 말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억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철학은 '느낌 외교', '느낌 안보'인가. 느낌만으로 정부의 궤변에 공감하고 신뢰해달라는 말인가"라며 "용어에 대해 집착하지 말라는 대통령실의 주장은 워싱턴 선언이 실효성 없음을 자인한 증거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아무리 변명할 말이 없어도 어설픈 말장난으로 국민을 우롱하지는 말라"며 "대통령실은 '국가 안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가지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데 대해서 국민께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