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표 얻었지만...‘개딸’은 불신하는 박광온?

박상기 기자 2023. 4. 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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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당선 됐어요” - 더불어민주당 박광온(가운데) 신임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오른쪽) 전임 원내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친(親)이낙연계인 박 원내대표의 이날 당선으로 친이재명계 일색 민주당 지도부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에 지난 28일 3선(選)의 박광온 의원이 선출된 뒤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과 친(親)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게시판에서 박 신임 원내대표를 향한 날선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당내에서 비명(非明·비이재명)계로 분류돼 왔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를 따르는 이른바 ‘개딸’ 등 강성 지지층들이 박 원내대표를 향해 경계·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원내대표 선거 전부터 박 원내대표를 ‘수박’이라고 공격해 왔다.

민주당 권리당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당 홈페이지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29일 박 원내대표 관련 글이 수십개 올라왔다. 상당수는 박 원내대표를 향한 불신의 목소리였다.

한 권리당원은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글에서 “당신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앞으로 이재명 대표를 얼마나 뒷받침 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다른 당원은 “박광온이 개혁을 막으면 불신임 투표 갑시다”라고 했다. 이 글에는 “공감한다”, “당원들의 힘을 보여주자”는 댓글이 달렸다. “민주당 원내대표가 박광온이라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당원들은 박광온의 정치 행태를 감시해야 한다”, “박광온을 대표로 뽑은 의원들은 악(惡)이다”는 글도 있었다. “좋든 싫든 당규에 따라 선출됐으면 일단 믿어보고 지켜보고 힘 실어주는 게 맞는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소수였다.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도 부정적인 글이 많았다. 박 원내대표가 선출돼 “실망스럽다”, “탈당을 하든 항의를 하든 강하게 불만을 표시해야 한다”, “앞날이 암울하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11월 9일 박광온 당시 더불어민주당 4.7 재보선기획단 단장(왼쪽)이 국회에서 열린 제1차 4.7 재보선기획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낙연 당시 대표/이덕훈 기자

민주당 당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박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과거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깝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내 대표적인 친낙(친이낙연) 인사로 꼽힌다. 친명 지지자 일각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확산시키는데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에 한 당원은 “이낙연계 박광온 원내대표 선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아직 민주당 내부에 그만큼 이낙연계 수박 덩어리들이 세력을 가지고 이재명 대표를 견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친명계가 당 지도부를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 1차 투표에서 4명 후보 가운데 과반을 득표하며 선출됐다. 4명 후보의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 원내대표의 득표가 압도적이었다는 말이 나왔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번 선거는 친명과 비명 간의 대결 구도가 아니었다”며 “친명이라고 해서 박 원내대표를 비토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친명 의원도 “박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충돌하거나 대립할 것 같으면 박 원내대표가 이렇게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겠느냐”며 “당원들의 걱정은 기우”라고 말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 당선으로 친명계 일색이던 민주당 지도부에 균열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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