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in JIFF] 거장 다르덴 형제, '토리와 로키타'에 머문 따뜻한 시선 "난민은 적이 아니다"
다르덴 형제가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해 '토리와 로키타'에서 다룬 난민 문제에 관해 언급했다.
28일 오후 전주에 위치한 호텔 콘퍼런스룸에서 '토리와 로키타' 감독이자 거장인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토리와 로키타'(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는 벨기에 체류증을 얻기 위한 외국인 아이들의 외로운 여정이 담긴 작품이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으며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뤽 다르덴은 "한국 전통 차도 맛봤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다르덴 형제는 지난 27일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를 공개했다. 장 피에르 다르덴은 "스크리닝 할 때 보지는 못했지만 관객들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는 편이다"라며 개막작을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다르덴 형제는 평소 가지고 있었던 한국 감독들과 작품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뤽 다르덴은 "우리 둘 다 이창동 감독님을 좋아한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통해 한국을 많이 접했다. 우리와 같은 세대여서 더욱 공감한 것 같다. 이창동 감독은 인물들을 그려내거나 한국 풍경을 묘사할 때 그 자체 그대로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그려낸다"고 말했다.
다르덴 형제는 유럽 사회 내에서 오래된 난민 문제를 소재로 '토리와 로키타'를 완성했다. 이에 대해 뤽 다르덴은 "이민자에 대한 내용을 세 번째로 다룬 영화지만 미성년자 이민자가 주인공을 맡은 건 '토리와 로키타'가 처음이다. 유럽 사회 내에서 난민 문제가 오래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오래된 이슈라서 다루면 안 되겠다'는 질문을 해본 적은 없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고 찍고 싶은 영화이기에 이런 주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다르덴 형제는 '토리와 로키타'의 두 주인공을 통해 유럽 사회 내 미성년자 이민자의 현실을 보여줬다. 뤽 다르덴은 '토리와 로키타'와 같은 미성년자 이민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드러냈다.
"미성년자들이 만 18세가 지나도 일을 배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만 18세 이후에 국가에 있지 못하면 결국 불법적인 일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유럽에서 이민자 법안이 개정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외국에서 온 미성년자 아이들이 그 나라에 체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이 이 난관을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토리와 로키타'를 만들었다."
다르덴 형제는 지난 27일 열린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토리와 로키타'가 적이 아닌 친구가 됐으면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르덴 형제는 한국 사회를 비롯해 난민 문제로 인해 전 세계 모두가 편견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시대에서 '토리와 로키타'가 한국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로 닿았으면 좋겠는지의 마음을 전했다.
장 피에르는 "이것은 한국 관객분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기자회견에서 한 말과) 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국 관객분들도 '토리와 로키타'를 보면서 친구가 되길 바란다. 외국에서 오는 난민은 적이 아니다. 외국에서 와서 무언가를 뺏으려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연히 현실에서는 이런 모든 상황이 더 복잡하다는 것은 알 수 있고 규제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난민 수용이 가능하지 않은 것을 알지만 규제 속에서 우리나라를 찾아주는 난민들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 그들을 안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르덴 형제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토리와 로키타'를 만날 수 있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27일부터 오는 5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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