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16. 김건희 여사의 국빈방미 내조 외교

남궁창성 2023. 4. 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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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7일 정상외교 내조로 '제2의 주인공' 부각
K-컬처 세일즈와 어린이 청년세대 격려
오토 웜비어 유족 만나 북한인권 문제 제기
한국전 영웅 만나 한미동맹 헌신에 감사
질 바인드 여사와 친교시간 갖고 우정 교환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5박7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합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맹 70년의 성과를 정리하면서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향후 70년의 한미동맹 비전을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국빈 미국 방문에서 제2의 주인공은 윤 대통령과 동행하며 정상 외교무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내조한 김건희 여사였습니다. 정상간 동반 행사는 물론 닷새 동안 단독으로 워싱턴D.C.와 보스턴에서 문화·예술을 비롯해 어린이와 청년세대, 북한인권, 정상간 친교 등의 영역에서 정제되고 절제된 행보로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미국 방문 중 하이라이트 현장을 정리하겠습니다.

▲ 김건희 여사가 지난 24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초청 만찬 간담회에 앞서 화동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미국 국빈 방문중 윤석열 대통령과 교포초청 만찬 간담회, 미 알링턴 국립묘지와 내셔널 몰 한국전쟁기념공원 방문, 한미정상회담 만찬 참석 등 다양한 동반 행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정상 외교를 내조했다.

동시에 △24일(이하 현지시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 책임자(CCO) 접견 △25일 미 보훈요양원과 국립 어린이병원 방문 △26일 북한인권 간담회 참석과 질 바이든 여사와의 친교시간 △27일 더글라스 엠호프 미 부통령 부군과의 환담과 미 국립 아시아예술박물관 방문 △28일 보스턴 미술관 방문 및 한·미 학생 초청 오찬 간담회 등의 단독 행사를 진행했다.

김건희 여사는 워싱턴 도착 당일인 24일 넷플릭스 CCO 벨라 바자리아를 만나 한국 콘텐츠와 한국 문화를 세일즈했다.

김 여사는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를 환영했다. 또한 “넷플릭스 투자를 통해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 배우와 감독, 신인 작가가 더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바자리아 CCO는 이에 대해 “할리우드 문화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 한국 인물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더 글로리’, ‘길복순’, ‘옥자’ 등의 작품에서 구현된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을 호평했다.

김 여사는 “올해와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인 만큼 넷플릭스의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서 한국의 역동성을 잘 담아준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김건희 여사가 24일 워싱턴에서 넷플릭스 CCO 벨라 바자리아와 만나 한국 콘텐츠와 한국 문화를 주제로 환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25일에는 워싱턴 소재 미 보훈요양원과 국립 어린이병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보훈요양원을 찾아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인사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어준 영웅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여사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눈부신 발전은 여러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 덕분”이라며 참전용사 한 분 한 분의 손을 맞잡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정전 7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한 제복을 전달하면서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한미동맹이 70년간 공고히 이어질 수 있었다. 한국 정부와 우리 미래세대는 참전 용사분들의 헌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김건희 여사가 25일 워싱턴 보훈요양원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찾아 감사 인사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이어 국립 어린이병원에서 개최된 ‘호프 온 휠스’ 특별후원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현대차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는 미국 법인 및 딜러사들이 참여해 미국 전역의 소아암 연구에 매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여사는 “대한민국이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국제사회의 자유와 번영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총 35만 달러의 특별후원이 소아암 연구뿐 아니라 환아들을 위한 교육과 힐링가든(옥외 정원) 조성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 역사를 되새기게 해준다”고 반겼다. 아이들은 이날 김 여사의 병원 방문을 기념해 직접 그린 태극기 그림을 선물했다고 용산 대통령실은 소개했다.

▲ 김건희 여사가 25일 워싱턴 국립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후원행사 참석후 어린이 환자로부터 직접 그린 태극기 그림을 선물로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26일 오후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중인 탈북민 등을 만나 북한인권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김 여사는 먼저 “우리 정부는 북한인권 실상을 알리기 위해 지난 3월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소개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자리를 함께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북한 억류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 어머니에게 “아드님의 소식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며 위로했다.

이어 북한의 인권실상을 목격한뒤 탈북한 참석자들의 사연과 북한인권 단체들의 활동을 들은 뒤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을 알리고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대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한국 정부와 한미동맹이 북한인권 개선 필요성에 하나된 관점을 가진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도 인권 개선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가 닿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 김건희 여사가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인권 개선 간담회참석후 북한 억류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 어머니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이날 질 바이든 대통령 영부인의 초청으로 백악관과 국립 미술관에서 친교의 시간을 갖고 한·미 퍼스트 레이디간 우정을 다졌다. 김 여사와 바이든 여사는 앞서 작년 6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나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전날 바이든 여사가 선물한 김건희 여사의 탄생석이 박힌 목걸이를 착용했다. 백악관에서 김 여사를 영접한 바이든 여사는 이에 “잘 어울린다”며 반겼다. 이어 과거 전시기획자로 활동한 김 여사를 위해 전문 큐레이터와 함께 그린룸, 블루름, 레드룸 등에 전시된 미국 예술가들의 작품과 에디스 루즈벨트, 돌리 매디슨 등 역대 미국 대통령 부인들의 초상화를 소개했다. 양 정상 배우자는 이어 차를 나눠 마시며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여사와 바이든 여사는 이날 워싱턴의 국립 미술관을 찾아 마크 로스코 작품을 함께 관람했다. 이는 예술·문화에 대한 바이든 여사의 높은 관심과 과거 전시기획자로 활동한 김 여사에 대한 배려로, 바이든 여사가 마련한 자리이자 바이든 여사의 영부인으로서의 첫 국립 미술관 방문이라고 용산 대통령실은 소개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마크 로스코에 대해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까지 연구했을 정도로 훌륭한 작가로 알고 있다. 바이든 박사님 덕분에 국립 미술관에서 전시 예정인 마크 로스코의 비공개 작품들을 처음으로 보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 김건희 여사와 질 바이든 여사가 26일 워싱턴 소재 국립 미술관을 나란히 찾아 전시 미술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날 국립 미술관 방문 일정에는 마크 로스코의 아들 크리스토퍼 로스코도 함께했다. 김 여사는 크리스토퍼 로스코에게 “아버지의 글들을 모아 발간한 책이 마크 로스코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나중에 한국에 오셔서 관련 강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해 옆자리에 앉은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인권, 아동입양, 동물권, 환경보호, 한국과의 인연 등 다양한 주제로 환담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자리에서 연세대에 재학 중인 아들 매덕스가 만찬에 함께 왔다고 소개했고, 김 여사는 “다음에 아들을 보러 한국에 오시면 꼭 다시 만나 뵙고 싶다”고 인사했다.

▲ 김건희 여사가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초청 만찬에서 배우이자 인권 운동가인 안젤리나 졸리와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워싱턴 방문 나흘째인 27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라스 엠호프 부군과 환담하고, 국립 아시아예술박물관을 찾았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앞서 의회에서 미 부통령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부군과 만나 환담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며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일 정도로 대단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엠호프 부군은 “여성으로서 중요한 사회적 직책을 맡고 있는 것 자체가 많은 여성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와 엠호프 부군은 각각 대통령 부인과 부통령 남편으로서 배우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의미가 크다는 데 공감했다고 용산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 여사는 특히 “해리스 부통령님을 든든하게 지원하며 새로운 유형의 배우자상을 제시하고 계신 점이 인상적이다”고 했다. 이어 엠호프 부군이 한국 문화와 음식에 깊은 애정을 가진 데 반가움을 표하며 “다음에는 해리스 부통령님과 함께 한국에서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 김건희 여사가 27일 미 의회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라스 엠호프 부군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미 스미스소니언 재단 산하 국립 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최된 우리 문화체육관광부와 스미스소니언 재단간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다. MOU는 양국간 학예분야 인력교류를 비롯해 예술, 역사, 고고학 등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와 전시 및 소장품 대여 그리고 역사와 문화 관련 행사 공동주최 추진 등에 대한 약속이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의 핵심은 양국 국민이 나누는 우정과 이해이며, 이를 가장 잘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문화예술 교류다. 이번 MOU를 계기로 양국의 우정과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양국 박물관·미술관의 교류 전시와 인적 교류가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어 “박물관은 한 국가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자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국립 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대한민국 문화재를 볼 수 있는 한국실을 두고 특별전을 꾸준히 개최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 김건희 여사가 27일 국립 아시아예술박물관을 찾아 전시 도자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는 미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하고 한·미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보스턴 미술관을 찾아 한국실 등 전시품을 둘러보고 미술관 관계자들과 한미 문화·예술 교류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미술관 관계자들에게 한미 간 오랜 수교와 동맹의 역사를 언급하며 “문화·예술 부문에서도 양국 간 교류가 확대되도록 한국을 방문해 우리 국립 현대미술관과 미술 소장품 교류와 전시 관련 논의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곳에 한국전문 큐레이터가 있다면 미술관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한국미술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미술관장도 이에 공감하면서 “한국전문 큐레이터 운영을 위해 협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아울러 보스턴 미술관의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구 반환 관련 논의 재개를 당부하면서 “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에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 김건희 여사가 27일 국립 아시아예술박물관을 찾아 한미 양국간 문화예술 교류확대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이날 보스턴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 한국과 인연이 있는 현지 학생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김 여사와 학생들은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한 경험,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관심, 항공우주·보건·컴퓨터공학·언어학·예술 등 학생들의 전공분야와 진로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여러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하며 꿈을 키워 나가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이공계 및 인문·사회분야 청년간 교류 확대를 위해 총 6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 나가며 국가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보스턴에서 한·미 양측의 청년세대를 만나 격려하고 미래를 응원하는 것으로 5박7일간의 국빈 방미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 필자 소개 *

▲ 남궁창성 기자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 국정을 주제로 전국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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