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패션’이라 비웃더니…2030 열광, 없어서 못 산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풍성한 폴리에스터 원단에 얇은 주름을 잡아 만든 고무줄 바지. 나이 들어 보여 '할머니 패션'이라 불렸던 이 옷이 최근 패션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바로 지난해 타계한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다.

옷 전체가 얇은 주름으로 이뤄진 이 브랜드의 옷은 몇 년 전만 해도 아줌마, 할머니 패션의 대명사로 꼽혔다.

풍성한 주름으로 몸매가 잘 드러나지 않는 데다, 옷감의 옅은 광택이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벌당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아 '사모님 패션'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주름 옷을 향하는 시선이 달라졌다.

코로나 기간 편안한 옷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젊은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도 플리츠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가볍고 구겨지지 않는 소재에 세탁도 편리해 여름이 다가올수록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 플리츠 플리즈를 수입해 선보이고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들어 지난 23일까지만 매출이 30% 가까이 신장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2021년부터 온라인몰 SSF샵으로도 의류 라인 유통을 확대하면서 젊은 고객이 급격히 증가했다.

올들어서만 SSF샵에서 플리츠 플리즈를 구매한 신규 고객이 2000명 증가했고, 남성용 브랜드인 '옴므 플리세 이세이 미야케'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다.

플리츠 플리즈의 신상품은 매달 1∼2차례 출시되는데 입고와 동시에 '완판'되곤 한다.

인기 상품인 '미스트 베이직 하이넥 탑'은 제품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아 눈에 띄면 무조건 사야 하는 아이템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입고 날짜와 어디에 가면 제품을 구할 수 있는지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 해외직구 카페에는 일본의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구매 방법과 해외 판매처 구매 정보도 가득하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