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앵과 뉴스터디]‘의혹’ 터진 민주당 전당대회, 왜 돈봉투까지 등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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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지난 시간,
이정근 전 민주당 부총장
개인 비리 관련해서 짚어드렸더니
댓글에서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좀 해달라고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습니다.
‘녹음 파일이
뒤죽박죽 나오고 있는데
그때 돈봉투 살포가
어떻게 진행이 됐던 건지
궁금합니다.
돈봉투가 없었다면
‘전당대회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을지요’
이런 댓글도 달아주셨는데요.
이 사건은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워낙 지금 크게 벌어지고 있고,
궁금하기도 하니
그 전후 맥락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돈봉투 의혹’
처음 터졌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세상에 정치가 많이
깨끗해진 줄 알았는데
2021년에도 돈봉투가?’
저도 정치부 출입
오래 했지만 많이 놀랐는데요.
당시 전당대회가
어떤 전당대회였길래
이렇게 사라졌다고 봤던
돈봉투가 다시 등장했을까요?
이것부터 보시면
여러분이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실 겁니다.
▶2021.5 민주당 전당대회, 왜 중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는
매우 중요한 전당대회였습니다.
왜냐?
바로 몇 개월 뒤
대선 경선을 관리해야 할
대표를 뽑는 선거였으니까요.
‘이재명 vs 이낙연’
이 치열했던 대선 경선
관리자를 뽑는 전당대회였습니다.
이게 왜 변곡점이 되냐면,
그 직전까지 대표를 누가 했느냐?
문재인-추미애-이해찬-이낙연
공통점이 뭐죠? 다 친문이죠.
친문이 민주당을
계속 장악해 왔습니다.
이 흐름대로라면
당대표가 누가 돼야 하느냐?
홍영표 후보가 돼야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친문 후보였으니까요.
송영길 대표가
당시 당대표 후보로 나왔을 때
친명계를 자처하진 않아요.
본인은 “계파가 없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당은 여전히 친문이
장악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즈음 여론조사
대선주자 선호도를 보면,
친문 후보라고 볼 수 있는
이낙연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더 훨씬 높게 나오고 있던
상황입니다.
당의 밑바닥과
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사람이
안 맞는 상황인 거예요.
이재명계는
누구를 지원할까요?
당연히 송영길 후보를 지원하는
그런 상황에서 치러진
전당대회였습니다.
지금도 이낙연계는
이때 전당대회에서
홍영표 후보가
이기지 못한 걸 두고두고
원통하게 생각합니다.
당시 홍영표 후보가 이겼다면,
이낙연 대선후보가 이겼을 거고,
그러면 윤석열 후보와 붙었어도
대선 본선에서도 이겼을 거라고
이낙연계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이재명 후보는 대선 경선 때
최종 득표율 50.29%로
1차에서 1등을 차지해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됩니다.
민주당에서는 당시
1차에서 50%를 넘지 못하면
결선투표로 가도록 그렇게
규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면
이 두 사람은 결선 투표를
또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민주당 대선경선 최종 결과
나온 날이 2021년 10월입니다.
그 직전에 뭐가 터지느냐?
대장동 사건이 8월 말~9월에
터지기 시작합니다.
경선이 조금만 늦춰졌으면
그러니까 대선 경선
결선투표가 있었더라면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으로
치명타를 입어서
결국은 이낙연 후보가
대선후보 됐을 거라는 게
이낙연계의 생각이거든요.
그러면 대체 왜
홍영표 후보가 이겼다면
결과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느냐?
바로 이 대목입니다.
여러분 생각나십니까?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무효표 논란’이 있었습니다.
민주당 당규를 보면
‘대선 경선 후보자가
사퇴할 때에는
그 후보자에 대한 투표를
무효로 처리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당시 송영길 대표는
정세균‧김두관 후보가
사퇴 전까지 얻은
한 2만8천표가량 되는 표를
모두 무효표로 처리합니다.
그런데 이낙연계에서
당시에 무엇을 문제 삼느냐면.
이 대목이 이제 중요합니다.
정세균‧김두관 두 후보는
대선 경선 처음에 사퇴를 한 게 아니라
대선 경선이 한창 진행되던
도중에 사퇴를 해버립니다.
이낙연계는 뭘 얘기하느냐?
당규에 따르려면 사퇴 이후 표만
무효 처리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송영길 대표는
중도 사퇴 후보들이
처음부터 얻었던 표들을
모두 무효 처리를 해버립니다.
이게 무슨 차이가 있냐면,
득표율은 어떻게 계산을 하죠?
총투표수 분에 후보 득표수로
득표율 계산을 하죠.
중도 사퇴한 후보 둘의 득표를
모두 무효표 처리를 하다 보니까
총투표수가 떨어지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떻게 되죠?
이재명 후보가
똑같은 득표를 해도
결과적으로 득표율은
올라가는 겁니다.
이해되셨습니까?
분자(득표수)는 그대로 있어도
분모(총투표수)가 줄어드니까
득표율은 올라가는 거예요.
이낙연계의 생각은
만약에 이 무효표를
처음부터 다 무효로 하지 않고
사퇴한 이후 득표수만
무효로 했다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1%로
50% 밑으로 떨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죠?
대선 결선을 또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면 대장동 사건도 터졌고,
이낙연 후보 지지율이
좀 올라가는 추세였거든요.
그러면 뒤집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근데 이걸 못하게 한 게 누구다?
송영길 대표라는 거죠.
홍영표가 당시 대표였다면
결선투표 가게 해줬을 거라는 게
이낙연계의 생각입니다.
불과 1%포인트
차이 나는 박빙의 승부,
그러다 보니까 이 전당대회는
너무너무너무 중요했던
전당대회였던 겁니다.
그러면 그때로 가보겠습니다.
▶전당대회의 ‘왕’은 대의원?
여러분,
정치는 과학입니다.
민심이 중요해 보이지만,
정치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뭡니까?
표입니다, 표.
누가 표를 갖고 있느냐예요.
그래서 정치는
선거를 치를 때 뭘 보느냐?
여론조사만 보지 않습니다.
룰과 규정을 봅니다.
무슨 얘기냐?
‘누가 표를 갖고 있느냐’
정치인은 그것만 봅니다.
민심과 표가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원 100%로 뽑았죠.
표를 당원만 갖고 있으니
민심 필요 없습니다.
당원만 당심만 얻으면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강성 최고위원들이 당선된 거예요.
민심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이걸 이해하셔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이해가 됩니다.
이런 생각하실 거예요
굳이 뭘 돈까지 뿌리냐,
몇 명에나 뿌릴 수 있고,
그거 뿌린다고 표가 될까...
만약 돈봉투 뿌렸다면
뿌리는 이유가 있는 겁니다.
아직까지는 의혹이니까
제가 단정 짓지는 않겠습니다.
돈봉투 뿌리는 이유,
‘누가 표를 갖고 있느냐’
이걸 보셔야 돼요.
당시 전당대회에서는
누가 표를 갖고 있었느냐?
이 사람들이
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대의원‧권리당원이
85%로 대부분이죠.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밖에 안 돼요.
일반 당원 여론조사는
5%였습니다.
이 중에서
일반 국민‧일반 당원 여론조사는
손쓸 수가 없어요.
누가 여론조사 전화를 받을지
일반 당원이 워낙 많으니까
이걸 다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누군지 명단도 모릅니다.
돈을 뿌렸다면 뿌리는 이유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이 대의원 때문에
돈을 뿌리는 겁니다.
‘대의원’
생소하시죠?
이 대의원이
얼마나 중요하냐면
당시 민주당 선거인단 중에
대의원은 1만5,900명이었습니다.
권리당원은 69만 명이 있어요.
그런데 전체 100% 중에
대의원 표가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권리당원이 40%를 차지합니다.
수는 권리당원이 훨씬 많은데
들어가는 비율은
권리당원이 오히려 적죠.
무슨 말이냐?
표가 같은 무게,
같은 값이 아닙니다.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60표와
똑같은 가치를 갖는 거예요.
당연히 대의원 표가 중요한 거죠.
게다가 투표율도
대의원이 훨씬 높습니다.
대의원 1표 잡는 게
권리당원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훨씬 큰 거예요.
게다가 대의원은
표를 잡을 수가 있어요.
왜? 누군지 압니다.
일반 당원은 누군지 모르고
대의원은 다 누군지 아니까
이 사람 포섭하면
그게 표가 되는 겁니다.
대의원은
누구로 구성되어 있냐면
당대표‧최고위원은
당연히 대의원 지위 갖고 있고,
이 사람들도 대의원이에요.
사무처 당직자‧국회의원‧지역위원장….
또 지방의원들과
지역위원회에서 선출한 전국대의원.
이 지역위원회가 뭐냐 하면
현역 국회의원이 주로
당협위원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 밑에 지역위원회가 있는 겁니다.
지역위원회가 선출한
전국대의원이라는 건
결국 현역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에서 뽑은 사람들이에요.
거기다가
의원실 보좌진 2명씩도
대의원이 됩니다.
무슨 말이냐?
대부분 현역 의원의
영향력 안에 있는 겁니다.
그러면 지금
송영길 전당대회 캠프에서
누구한테 돈을 뿌린 걸로
의혹이 나오고 있죠?
현역 의원들한테
300만 원씩 뿌렸고,
지역 관계자들에게는
50만 원을 줬다는 게
녹취록에 나온 의혹이죠.
그럼 지역 관계자들한테는
돈을 왜 주느냐?
지역 관계자들이
주로 권리당원 리스트를 갖고
자기 지역의 권리당원들을
관리합니다.
그러니까
대의원보다는 표가 적지만
권리당원도 관리를 하는 거고,
현역 의원은 대의원까지
다 관리를 하다 보니까
이렇게 돈을 주는 겁니다.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이 돈으로 식비 내고,
차비 내고 하면서
관리를 하라는 거죠.
이해되십니까?
이걸 왜 ‘관행’ ‘관행’ 하냐면,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나온
박희태 당대표 후보가
돈봉투 뿌렸다는 의혹 때도
지금과 액수가 똑같습니다.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는 300만 원,
당협 국장에게는 50만 원.
이러다 보니까
이게 나쁜 정치권의 관행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렇게 매우 매우 중요했던
2021년 5월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뿌려지기 시작했다는
선거 두 달 전,
2021년 3월로 가보겠습니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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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편집: 황진선PD
동정민 기자 ditt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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