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JP모건·PNC, ‘파산 위기’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경쟁”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지점. 로이터연합뉴스

JP모건과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등 미국 대형은행들이 파산 위기에 놓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한 미 금융당국의 개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대형은행들의 입찰 경쟁 소식이 전해졌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JP모건과 PNC가 미 연방 정부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압류에 따라 진행될 인수 절차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압류 및 매각 절차는 이르면 29~30일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뒤 확산된 지역은행 위기설 속에 크게 휘청였다. SVB 붕괴로 패닉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은행 고객들의 ‘뱅크런(대규모 현금 인출)’이 벌어졌고, 이 은행 시가총액은 지난 한 달여간 97% 감소했다.

JP모건 등 대형은행 11곳이 지난달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달러(약 40조원) 긴급 수혈에 나섰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지난 24일 1분기 고객 예금액이 40%(720억달러) 급감했다는 실적이 공개된 후 이 은행 주가는 이틀간 60% 넘게 빠졌다. 이 은행이 SVB 사태 직후 JP모건 등에서 300억달러 유동성을 공급받은 것을 고려하면, 고객이 실제 인출한 금액은 1000억달러(약 134조원) 이상인 셈이다.

미 백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즉각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미 금융권에 충격파를 던진 SVB 사태는 연준의 감독 실패와 해당 은행의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SVB 파산에 대한 검토 결과 보고서에서 열악한 SVB의 관리 체계, 느슨한 정부 감독, 약화한 규제가 사태를 야기했다며 이번 사태에 연준이 책임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보고서는 “연준은 SVB의 자산규모가 2019~2022년 두배 이상 증가하는 와중에 그 지배구조, 유동성, 금리 리스크 관리에 있어 중대한 심각성은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