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21세 스위치히터 유격수 실책→홈런→무릎을 탁, 칠 만큼 ‘놀라운 변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직구를 노리다가 변화구에 무릎을 움직이며 컨택한다.”
NC 유격수 김주원(21)은 독특한 캐릭터다. 현대야구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스위치히터다. 김주원은 양쪽 타격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해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결정적으로 한 방 능력을 갖췄다. 좌타석에서 좀 더 펀치력이 있는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우타석의 생산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22일 창원 롯데전서 좌완 찰리 반즈를 상대로 우타석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144km 몸쪽 패스트볼을 잘 잡아당겼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너무나도 간결하게 스윙했다”라고 했다.
좌충우돌 성장기를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2022시즌 중반에 노진혁(롯데)을 3루로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올 시즌에는 풀타임 유격수의 원년이다. 24경기서 82타수 23안타 타율 0.280 3홈런 13타점 9득점 OPS 0.783.
좌투수에게 24타수 10안타 타율 0.417 1홈런 4타점이다. 충분히 기회가 주어지면서 우타석에서 힘을 내고 있다는 증거다. 우투수에겐 50타수 11안타 타율 0.220 2홈런 9타점. 삼진이 21차례로 다소 많은 편이긴 하다.
체구가 크지 않은데 풀스윙을 하는 게 인상적이다. 그러나 기술적 성장도 보인다는 게 강인권 감독 진단이다. 강 감독은 지난 23일 창원 롯데전을 앞두고 “직구를 노리다가 변화구에 무릎을 움직이며 컨택 한다”라고 했다. 무릎으로 방망이가 나가는 타이밍을 살짝 늦추는 테크닉이 있다는 의미.
강 감독은 “타석에서 투수를 대처하는 모습이 확실히 좋아졌다. 이건 예상한 부분인데 삼진 때문에 위축되는 모습도 없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노림수 없이 자기 스윙을 한다”라고 했다. 삼진을 33차례 당했지만, 전혀 지적할 생각이 없다. 장타력을 갖춘 공수겸장 유격수로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스타일로 클 수 있다.
수비에선 안정감이 좀 더 필요하다. 강 감독은 “작년엔 송구 불안감이 있었지만 올해는 거의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날 홈런에 앞서 포구 실책을 범했고, 23일 경기서는 9회에 하지 않아도 될 1루 악송구로 경험 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쨌든 이런 부작용도 겪어봐야 대형 유격수를 육성할 수 있다.
김주원은 28일 대전 한화전서 결정적 그랜드슬램을 뽑아냈다. 0-2로 뒤진 4회초 2사 만루서 한화 펠릭스 페냐의 몸쪽에서 가운데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기 막히게 걷어올렸다. 올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0.333, 주자 있을 때 타율 0.306으로 강하다. 클러치히터의 기질이 다분하다.
현 시점에선 클러치 실책과 좌우타석에서 클러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살짝 덜 다듬어진 원석과도 같다. 물론 무릎을 탁 칠 만한 변화도 있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김주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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