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쟁' 선포하긴 했는데…턱없이 부족한 '실탄'

김지성 기자 2023. 4. 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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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 기술의 발달로 마약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마약은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치안정책연구소가 2018년에 파악한 마약 수사 전담 적정 인력은 당시 기준 692명이었는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마약 예방, 대응능력 강화 등을 고려해 충분한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세수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온 터라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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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마약 근절 어려운 이유② 마약 수사 인력·예산 '제자리 걸음'

[편집자주] SNS 등 기술의 발달로 마약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마약을 접하는 나이도 어려지고 있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이를 지원할 인력과 예산은 충분하지 않다. 마약청정국에서 마약위험국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의 실태를 살펴본다.

지난 14일 오후 대구 능인중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청소년 대상 마약 등 약물 오남용 예방 교육 마약나뽀(NOT! FOUR) 프로젝트’에 참석한 학생들이 마약 주의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마약 사범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마약은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재차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정작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류 범죄가 늘어난 데다 과거보다 범죄 수법이 지능화, 점조직화 하면서 인력과 예산 확대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현실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 사범 수는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 사범은 1만8395명으로 직전년도 1만6153명보다 14%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1~2월 적발된 마약 사범은 2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64명보다 32% 넘게 늘었다.

젊은 세대 마약 사범은 폭증세다. 전체 마약 사범 중 10·20대 비중은 2017년 15.8%에서 지난해 34.2%로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19세 이하인 10대 마약 사범은 지난해 481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 119명보다 4배, 10년 전 38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청소년에게도 마약이 널리 유포됐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마약 유통과 판매 조직을 뿌리 뽑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경찰은 대규모 특진 포상을 내걸고 마약범죄 단속에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검찰도 빠른 시일내 대검찰청에 마약·조직범죄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문제는 인력과 예산은 수년째 답보 상태라는 점이다. 수사경찰관 3만여명 중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은 366명에 불과하다. 2017년 219명, 2018년 258명, 2019년 285명, 2020년 321명, 2021년 345명, 2022년 362명 등 해마다 늘긴 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치안정책연구소가 2018년에 파악한 마약 수사 전담 적정 인력은 당시 기준 692명이었는데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산 상황도 수년째 여의치 않다. 재작년 법무부의 검찰 수사지원 예산 중 마약 수사 예산은 48억7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3억8500만원으로 오히려 5억원 가량 줄었다. 올해는 재작년 수준인 48억6000만원이었다.

경찰 예산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찰청은 올해 마약 수사 관련 예산으로 기획재정부에 18억4900만원을 요청했다. 실제 배정된 예산은 31억2000만원이었다. 지난해 19억1000만원보다는 12억원 정도 늘었지만 필요한 예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마약 예방, 대응능력 강화 등을 고려해 충분한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세수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온 터라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 2월까지 세수 진도율(연간 목표 대비 징수실적)은 13.5%로 2004년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세수가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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