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수단 내전 구출 작전 때도 韓日 협력…이렇게 변해가는 것”

보스턴=장관석 기자 2023. 4. 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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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정리 없으면 한 발짝도 못나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日, 화이트리스트 韓 복귀…많은 변화 있을 것”
3월 한일-4월 한미-5월 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한미일’ 공조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한일 관계에 대해 “미래를 위한 협력을 잘해 나가면 과거에 대한 갈등과 반목은 많이 치유될 것”이라며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를 전격적으로 개선하고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선언’을 발표한 윤 대통령은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갖는다. G7 개최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울을 찾는 방안까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尹 “한일 관계, 이렇게 변해가는 것”

윤 대통령은 이날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설 이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및 청중과 대담에서 “미래의 협력이 우리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들 간의 감정적인 문제, 인식의 문제를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전격 방일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싸늘하게 식어 있던 양국 관계를 개선한 당위성을 강조한 것. 그는 “영국과 인도, 프랑스와 베트남 등 등 많은 국가들이 식민지배를 하고 (이를) 겪는 관계에 있었다”면서도 “과거사를 극복하지 못해 미래에 대한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서로 심각한 전쟁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살상을 일으킨 경우에도 미래를 위해 협력했고,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의 새 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일관계 개선을 우리 정부가 먼저 시작했지만 일본 정부가 호응하지 않는다고 많은 지적도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오늘 아침 보스턴에서 일어나 보니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 전격 복귀시키는 결정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런 식으로 변해 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내전 위협이 거센 아프리카 수단에서 민간인을 구출시킨 작전을 거론하면서 “대피 과정에 또 한국 대사관과 일본 대사관이 서로 협력해 우리 버스에 여러 일본인들을 태워서 수단을 빠져나왔다”며 “이런 것도 벌써 몇 달 전이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저는 믿는다”고도 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한 일본 출신 케네디스쿨 학생이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학생이 “한국 정부와 일본의 내각 교체가 있더라도 불가역적으로 (관계개선을) 진행시킬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서로 더 좋아하고 미래를 위해 더 협력하고, 문화에 대해 더 관심가질 수 있는 변화를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런 변화가 이뤄지고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한국이나 일본의 정권 담당자들이 변한다고 해도 하더라도 그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이미 국민들한테는 그런 변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尹,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법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고 조정해야 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정책이라는 것은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무기 제공을 고려중이냐는 물음에는 “지금 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그 전황에 따라 국제사회와 함께 국제 규범과 국제법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거기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일단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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