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연장에도, 기름값 왜 이래.. "또 올라"
지난주 대비 휘발유 5.3원↑·경유 4.1원↓
내수 소비자 가격, 체감 수준 여전히 높아
미국 원유 수요 증가 소식.. 국제유가 올라
대외 변동요소 많아.. 정책 효과도 '아직'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에도, 기름값이 지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8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휘발유·경유 가격이 큰 변동 폭을 보이진 않는 모습입니다.
국내유가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상황이라, 정책 유지에 따른 체감효과가 아직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유가 변동이나 대외 환경이라고 나은 것도 없습니다.
17개 지역 중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최고가를 보이면서 휘발유는 4주 연속, 한 달째 오름세인데다 경유는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 4주 연속 휘발유가 올라 L당 1,665원.. 경유, 하락 전환
오늘(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5.3원 오른 리터(L)당 1,665.1원, 경유는 전주 대비 4.1원 하락한 L당 1,542.2원을 기록했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 차이는 122.9원으로 벌어졌습니다.
지난주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10.7원 상승한 리터당 1,619.7원을 보였고 경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24.4원 하락한 리터당 1,424.3원을 나타냈습니다.
최고가 지역인 서울지역 판매가는 전주 대비 5.2원 상승한 L당 1,749.1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4.0원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는 전주 대비 3.6원 내린 L당 1,634.1원으로 전국 평균가 대비 31.1원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 제주, 두 번째 가격 높아.. 유종간 격차 "150원 넘어"
제주라고 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휘발유 기준 1,698원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 높았습니다. 평균 휘발유가는 지난 3월 중순 이미 최고가(1,700.0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오늘 1697.1원으로 소폭 내렸지만, 연초(1,564.5원) 수준과 비교하면 이미 132원 이상 오른 가격입니다.
지역별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제주시가 휘발유가 1,686원, 경유 1,576원으로 110원, 서귀포시는 휘발유 1,717원 그리고 경유 1,568원으로 150원에 육박하는 가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 OPEC+ 원유 감산 등 발표.. 국내유가 상승 조짐
이번 주 국제유가는 엑손모빌의 나이지리아 석유 수출 터미널 운영 재개, 예상보다 부진했던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미국 은행권 부실에 따른 금융 불안 재점화 등의 요인으로 하락했습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2.8달러 내린 80.5달러를 기록했고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3.5달러 내린 90.9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2.5달러 내린 94.6달러를 보였습니다.
오펙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내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실제 이같은 양상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다만 미국의 휘발유 재고 증가,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선 유지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2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1~2주 시차를 두고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해 그 사이 국내 휘발유나 경유 판매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내달 초 정도면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된 휘발유의 경우 국제 휘발유가 하락 영향이 반영돼 하락하고, 국내 경유가도 하락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미국 원유 수요 늘어 "국제유가, 이미 높아".. 환율, 하락분 상쇄
하지만 이같은 관측이나 전망을 단언할 상황은 아닙니다.
석유공사의 주간전망(28일 기준)의 하락 관측과 달리, OPEC+가 원유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보여 27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원유 수요 증가 소식 등과 공급 축소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세를 내다보는 상황입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02달러(2.7%) 뛴 배럴당 76.78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런던ICE거래소의 북해산 브랜트유 6월물 가격은 전장대비 1.17달러(1.5%) 뛴 배럴당 79.54달러에 거래를 끝냈습니다. 이같은 상승세에도 WTI와 브렌트유는 주간 기준으로 전주 대비 각각 1.4%, 0.3% 떨어졌습니다.
하락폭이라야 크지 않고 WTI만 보더라도 지난 17일 66.74달러였던걸 감안하면 15% 올라, 사실 국제유가는 이미 가격자체가 상당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환율도 한몫합니다.
4월 넷째 주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전주보다 19.1원 오른 1,334.2원을 기록하면서 국제유가 하락 요인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유류세 인하 조치 추이 변수”.. 체감도는 아직
때문에 일각에선 이같은 대내외 상황 속에 기름값 자체에 큰 변동이 없다면, 올해 9월에도 유류세 인하 조치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나타나자,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올해 8월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해 유류세 인하 폭을 종전처럼 휘발유 25%, 경유·LPG·부탄 등은 37%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유류세 인하 조치로 줄어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은 5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유업계 등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살지 않고, 국제유가도 변동 요소가 많다"면서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된다면 휘발유 가격은 내달 초쯤 하락 폭을 더하고 경유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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