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도 ‘아기호랑이’ 극찬했다 “스로워 아닌 피칭하는 19살 좌완인데…구속 뭐가 중요합니까”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4. 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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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윤영철은 입단 첫 시즌부터 개막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신인 투수가 입단 1년 차부터 쟁쟁한 팀 선배들을 제치고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건 분명히 흔한 그림이 아니다. 그만큼 나이와 별개로 윤영철이 보유한 선발 투수로서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다.

1군 데뷔전은 분명히 실망스러웠다. 윤영철은 4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해 3.2이닝 4피안타(1홈런) 5사사구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하지만, 아쉬운 첫 등판 결과에도 얼굴에 미소를 띠며 더그아웃으로 내려오는 윤영철의 표정에서 ‘이 선수는 다르다’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첫 경기 패전의 아쉬움에도 윤영철을 선발 로테이션에 남겼다. 2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4.1이닝 5피안타 3사사구 2실점)에서 첫 등판보다 나은 투구를 보여준 윤영철은 2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선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KIA 신인 좌완 윤영철이 갈수록 좋아지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윤영철은 이날 정교한 커맨드의 속구와 알고도 못 치는 궤적의 체인지업으로 NC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NC 토종 좌완 에이스 구창모와 선발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기세가 나왔다. KIA는 윤영철의 무실점 호투 덕분에 팽팽한 경기 흐름을 유지한 뒤 7회 말 5득점 빅 이닝을 만들면서 5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김선우 해설위원은 윤영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이미 충암고 시절 윤영철의 인상적인 투구를 지켜봤던 기억이 있기에 김 위원의 감회가 더 새로웠다.

김 위원은 MK스포츠와 통화에서 “지난해 최강야구 때도 느꼈지만, 윤영철 선수는 정말 나이에 맞지 않게 놀라운 경기운영 능력을 지닌 투수다. 배짱이 넘치고 1군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질 줄 안다. 소위 말하는 ‘스로워’가 아니라 피처다. 피칭을 하는 19살 좌완인데 이미 1군 투수다운 면모를 갖춰서 놀라울 정도다. 선배가 실책을 해도 주눅들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이겨낸다”라며 전했다.

NC전 윤영철의 투구를 현장에서 지켜본 김 위원은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슬라이더의 각도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상대 타자들이 윤영철의 체인지업에 꼼짝을 못하더라. 어떻게 하면 저렇게까지 속을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였다. 또 지난 두 차례 등판에선 슬라이더 각도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엔 슬라이더 각이 정말 좋았다. 체인지업으로 바깥쪽, 슬라이더로 몸쪽을 공략하면서 효율적인 투구가 가능했다”라고 바라봤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윤영철을 두고 나오는 아쉬운 점은 ‘구속’이다. 140km/h 언저리 속구 구속을 던지는 윤영철은 구속보단 스트라이크 존 끝자락을 공략하는 커맨드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김 위원은 윤영철 구속 이슈를 두고 “굳이 구속을 위해 자신의 장점을 잃어버릴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윤영철 선수의 투구 자세를 보면 한 번에 이어지는 게 아니라 한 번 멈췄다가 리듬을 끊고 던지는 투구 자세다. 어떻게 보면 구속보단 공의 궤적, 타이밍, 제구력, 디셉션 등에 중점을 둔 투구 메커니즘이다. 그냥 이런 게 윤영철만의 스타일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구속을 늘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교정하다간 본인만의 장점마저 잃을 수 있다. 이렇게 잘 던지고 있는데 구속이 뭐가 중요한가 싶다. 일단 한 시즌을 이렇게 뛰어보고 결과를 얻은 뒤 그때 가서 고민해도 상관없을 거다.” 김 위원의 말이다.

김 위원은 입단 1년 차부터 윤영철에게 선발 기회를 준 KIA 구단과 벤치의 결정에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 위원은 “윤영철 선수에게 입단 1년 차부터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준 KIA 구단과 벤치의 결정도 대단하다. 그만큼 선수를 보는 눈이 뛰어나단 의미다. 윤영철 선수도 어떻게 보면 팀 상황상 본인에게 찾아온 행운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야구팬들께서도 ‘피칭’을 할 줄 아는 19살 좌완 윤영철 선수에게 큰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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