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는 바코의 시선] 홈으로 돌아온 SK, 그럼에도 여전한 KGC의 근소 우위
SK와 KGC가 중요한 3차전을 치른다.
서울 SK와 안양 KGC는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023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만난다. 양 팀 모두 한 경기씩 승리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SK는 1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김선형(187cm, G)과 자밀 워니(200cm, C)의 플로터가 핵심 키워드였다. 두 선수는 에이스 맞대결에서 변준형(187cm, G)와 오마리 스펠맨(206cm, F)에 승리를 거뒀다. 해당 경기 승리로 16연승과 함께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KGC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KGG 사전에 연패는 없었기 때문. 2차전 수비에서 변화를 줬다. KBL 최고의 수비수인 문성곤(196cm, F)에게 김선형 수비를 주문했다. 거기에 다른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골밑 수비에 나섰다. 그 결과, 김선형은 10점, 워니는 9점에 묶였다. 거기에 ‘SK 킬러’ 렌즈 아반도(188cm, G)도 제 몫을 해줬다.
한편,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 승리 시, 우승 확률은 66.7%(8/12)다. 양 팀 모두에게 3차전은 중요한 상황.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어떻게 바라보나?
김우석(이하 김)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KGC인삼공사 우세가 예상된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KGC는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가졌던 4경기에서 우승팀에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4강 PO에서 2차전을 고양 캐롯에게 내준 후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력 차를 바탕으로 3승 1패로 마무리하고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홈에서 가졌던 1차전을 내주면서 부진을 털어내지 못했다. 2차전은 확실히 달랐다. 4쿼터 후반 추격전을 허용한 시간을 제외하곤 정규리그와 EASL 타이틀을 거머쥔 강자로서 면모를 보여주며 2차전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전술적인 수정을 가미했고, 홈에서 1차전을 내준 선수들의 정신 무장이 달라 보였다. 집중력으로 환산되며 2차전을 손에 넣었다. 터닝 포인트를 만든 KGC가 6대4 혹은 7대3 정도로 우세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SK는 6라운드부터 챔프전 1차전까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력에 200% 혹은 150% 이상을 해냈다. 결과는 연승이었다. 믿기 힘든 현실이었지만, 그들이 남긴 업적이었다. 코트에 나선 선수들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의 능력치 이상을 해내며 연승을 거뒀지만, 챔프전 2차전은 그들이 갖고 있는 한계점을 경험해야 했다. 연승 과정속에 부족할 것이 없어 보였지만, 집중 혹은 몰빵이라는 키워드에서 아쉬움을 느껴야 했던 게임이 되었다. 3차전은 연승 단절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열세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전력 이상의 행보를 걸어왔던 기억을 자신감으로 다시 환원해야 접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동환(이하 손) : 1승 1패다. 균형이 맞춰졌다. 어떻게 보면, 1차전과 비슷할 수 있다. 다만, 남은 승수가 1차전과 다르다. 양 팀 모두 3번만 더 이기면,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
그래서 3차전이 더 중요하다. 수싸움도 더 많아지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문성곤을 김선형 수비수로 낙점했고, 스펠맨의 워니를 막는 집중력 또한 강해졌다. 전희철 SK 감독이 이를 두고 볼리 없다. 어쨌든 다른 전략을 준비할 것이다. 그런 재미를 보는 건 팬들의 특권이다.
박종호(이하 박) : 1차전을 패한 KGC는 역시 2차전을 잡으며 연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KGC의 저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던 부분이다. 또한, KGC는 2차전을 통해 SK의 파훼법은 어느 정도 찾았다. 문성곤의 수비력은 엄청났고 스펠맨과 오세근은 골밑에서 건실했다. 그리고 ‘SK 킬러’ 아반도는 본인의 명성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KGC다. 관건은 앞으로 치를 3경기 모두 SK의 홈에서 치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원정 3연전의 시작을 잘 끊어야 하는 KGC다. 물론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3차전은 KGC에 더 중요하다. KGC는 2차전처럼 3차전에도 총력전을 치를 것이다. 3차전 역시 KGC의 근소 우위로 본다.
한편, SK의 긴 연승은 끊겼다. 관건은 선수들의 심리 상태다. 연승이 끊기며 선수들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긍정적인 소식은 SK가 원정 2연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는 것. 이제부터 3, 4, 5차전 모두 SK의 홈에서 치르는 경기다. 그렇기에 다가오는 3차전이 더 중요한 SK다. 홈 3연전의 시작을 잘 끊어야 승상이 있다.
Q. 핵심 매치 업은 어떤 선수들인가?
김 : 스펠맨과 워니를 다시 꼽고 싶다. 두 선수는 두 경기를 통해 희비가 엇갈렸다. 1차전에는 워니가 활약을 이어갔고, 스펠맨이 부진했다. 2차전은 달랐다. 스펠맨이 활약했고, 워니는 부진했다.
2차전 스펠맨은 35분을 넘게 뛰고도 13점에 그쳤지만, 13리바운드와 5어시스트를 더했다. 균형적인 활약이었다. 워니는 두 자리 수 득점 행진이 멈춰섰다. 4쿼터 후반에는 벤치에서 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스펠맨은 2차전 모습을 이어가면 시너지 효과와 마주할 수 있다.
워니의 득점력을 다시 저하시키는 것이 다득점보다 더 좋은 내용과 함께 긍정적인 결과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워니는 지난 플옵 기간 동안 활약을 상기해야 한다. SK에게 워니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공격에 있어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SK가 승리와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 김선형과 문성곤의 1대1이 재미있을 것 같다. 김선형은 KBL 최고의 창이고, 문성곤은 KBL 최고의 방패이기 때문.
물론, 문성곤이 2차전에서는 판정승을 거뒀다. 왕성한 활동량과 피지컬, 운동 능력으로 김선형의 체력을 떨어뜨렸기 때문.
하지만 3차전은 다를 거다. 김선형이 2차전 패배를 그냥 넘길리 없기 때문. 전희철 SK 감독도 2차전 종료 후 “다른 대책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팬들에게 재미를 줄 것이다.
박 : 스펠맨과 워니를 뽑고 싶다. 1차전은 워니의 승리였다. 하지만 2차전은 스펠맨이 승리했다. 두 선수 모두 득점 효율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펠맨은 수비에서 워니 방면을 확실하게 제어했다. 이는 KGC가 SK를 67점으로 묶을 수 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또한, KGC는 스펠맨이 공격에서 터지지 않아도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선수들이 있다. 하지만 SK는 다르다. 워니가 막히면 공격이 답답해지는 SK다. 이는 워니가 스펠맨 그리고 KGC의 수비를 뚫고 득점을 올려야 하는 이유다.
Q. 활약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면?
김 : KGC는 박지훈(184cm, G)을 꼽고 싶다. 박지훈 활약은 SK에게 비수가 될 수 있다. 스펠맨과 변준형 그리고 오세근과 문성곤은 상수다. 아반도 역시 어느 정도 사이클에 탑승한 모습이다. 박지훈은 2차전 13분 정도를 뛰면서 6점을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활약은 더욱 컸다. 특히, 변준형이 흥분한 모습을 보였을 때 정돈에 힘을 쏟았고, 결과로 KGC는 흐름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KGC 승리에 있어 또 다른 무기가 되어 주었다. 박지훈이 공수에 있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SK는 김선형을 꼽고 싶다. 지난 시즌 우승 멤버에서 최준용(200cm, F)과 안영준(196cm, F)이 빠진 SK에게 김선형은 시즌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더했다. 이제는 워니와 함께 역대 최강 원투펀치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다. 이견이 없을 정도다. 2차전 김선형은 31분 동안 10점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가드로서 나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SK는 김선형에게 그 이상의 기록은 원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분명 팀이 원하는 기록을 만들어내며 팀을 챔프전까지 끌고온 김선형 활약이 절실한 3차전이다.
손 : SK는 결국 김선형과 워니다. SK의 1~2차전 경기력이 달랐던 것도 두 선수의 위력 차이 때문이었다. 결국 두 선수의 득점이 어느 정도 나오고 두 선수로 인한 파생 옵션이 확실해야, SK는 남은 시리즈를 잘 치를 수 있다.
KGC인삼공사는 문성곤-오세근-스펠맨이다. 3명의 선수가 팀 디펜스의 80% 가까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3명이 흔들리지 않아야, KGC인삼공사가 남은 시리즈에서도 건실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박 : KGC에서는 문성곤과 아반도를 뽑고 싶다. 두 선수 모두 1차전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2차전은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문성곤은 김선형 수비라는 큰 역할을 맡으며 김선형을 10점으로 틀어막았다. 돌파 경로를 어느 정도는 내주더라도 막을 것을 확실히 막았다. 아반도는 2차전에서 SK 킬러답게 팀 내 최다 득점인 18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두 선수의 활약이 3차전에도 이어진다면, KGC의 우승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SK에서는 최부경(200cm, F)을 뽑고 싶다. SK는 최준용의 공백에도 16연승을 기록했다. 많은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최부경의 역할은 매우 컸다. 4번 포지션으로 최준용이 빠진 자리를 직접적으로 메웠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우직함과 높이를 통해 팀에 도움이 됐다. 2차전에서는 78%의 야투 성공률로 17점을 넣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문제는 오세근의 수비였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21점이나 내줬다. 두 선수의 수준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SK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부경이 끝까지 오세근을 괴롭혀야 한다.
Q. 두 팀은 어떤 수를 꺼낼까?
김 : KGC는 2차전 전술에 있어 변화를 가했다. 실점 저하에 필수 조건이었던 워니와 김선형을 막아냈다. 전주 KCC와 고양 캐롯이 실패한 두 선수 마크를 해내며 시리즈 흐름을 바꾸는데 성공한 것이다. 또, 승리의 핵심 조건 중 하나였던 아반도가 살아났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며 2차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변화된 전술을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전력 우세 속에 전술 변화로 승리를 거둔 KGC가 변화를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어웨이 경기라는 점에서 분위기를 살려가는 부분과 집중력에 대한 것이 중요한 일전이다.
SK는 공격에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선형 투맨 게임과 워니의 공격 시작 위치에서 변화가 있을 듯하다. 최부경의 커트 인과 오재현(187cm, G), 최성현(184cm, G), 최원혁(183cm, G) 등의 3점슛 위치는 그대로 가져갈 것이다. 공간 창출에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SK에게 변화는 필요 없었다. 몰빵 농구로 명명되었지만, 효과가 분명했던 이유가 존재했다. 김선형의 투맨 게임에서 마무리와 워니의 공격 시작 방법에 있어 달라질 수 있는 3차전이다.
손 : 위에 나온 질문에서 계속 수 싸움을 언급했다. 문성곤도 2차전 종료 후 김선형의 변화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러나 “결국은 집중력이다. 변화된 첫 플레이를 어떻게 막느냐가 승패를 가를 거다”고 이야기했다. 2차전 수훈 선수 중 한 명인 오세근도 “리바운드 하나, 허슬 하나가 더 중요할 것 같다”며 궂은일과 사소한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수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유재학 감독이 모비스 시절 2006~2007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 색다른 수비 매치업을 꺼낸 것처럼, 김상식 감독과 전희철 감독이 3차전에서도 변화를 충분히 줄 수 있다. 다만, 눈으로 보기 힘든 디테일한 변화일 확률이 높다.
박 : KGC는 2차전 승리한 카드를 그대로 쓸 것이다. 문성곤이 김선형을 막을 것이고 아반도가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다. 오세근과 변준형의 활약은 여전할 것이다. 다만 SK의 홈으로 가는 만큼 경기 초반 기선 제압이 더 중요할 것이다. 경기 후반도 중요하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반대로 SK는 지난 경기 패배로 많은 것을 잃었다. 사실 더 이상 SK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는 없다. 이는 최준용의 공백이 매우 큰 이유다. 세부적인 변화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여전히 워니와 김선형을 통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는 두 선수가 이겨 내야 할 부분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뒀다는 것과 다시 홈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SK는 대부분의 팀들과 비슷하게 홈에서 더 좋은 승률을 자랑한다. 그 자체로 SK에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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