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 尹 연설 직격…"뭘 꺼내는지도 모르고 판도라 상자 연다"

박가영 기자 2023. 4. 2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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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입 역할을 하는 관영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연방의회 연설이 역내 불안을 심화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9일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영어로 진행하고 같은 날 백악관 국빈만찬에서는 노래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다. 노래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뜨거운 박수를 받고, 연설로 미국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지만, 귀국길에 올라 환대의 빛이 퇴색하고 나면 한국의 지도자는 역내에 야기한 불안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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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국 정부의 입 역할을 하는 관영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연방의회 연설이 역내 불안을 심화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9일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연설을 영어로 진행하고 같은 날 백악관 국빈만찬에서는 노래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다. 노래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뜨거운 박수를 받고, 연설로 미국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지만, 귀국길에 올라 환대의 빛이 퇴색하고 나면 한국의 지도자는 역내에 야기한 불안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였던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1990년대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 국제적 존경과 역내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현명한 외교 덕분이었다"며 "이런 경제 호황기에 태어나고 성장한 검사 출신 대통령은 전쟁을 경험한 전임자들과는 다르게 한국의 성공과 관련해 미국 측의 입장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에 관해 "오랫동안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하고, 북한과의 화해를 추구하고, 일본과의 역사 문제에서 기본 선을 지키고, 중국·미국·러시아 사이에서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역내 지정학적 균형을 강조해온 한국 외교에 사실상 큰 변화를 선언한 것"이라며 "이는 한국 내 불만을 키울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연설은 한국의 지속 가능한 번영의 토대가 돼온 검증된 외교 노선을 계속 이어갈 신중함과 비전, 용기가 부족하다는 점을 재확인 해줬을 뿐이다"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중국군에 맞서 싸웠던 장진호 전투를 미군의 '기적적 성과'로 평가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고 했지만, 장진호 전투를 대담하게 거론해 기립박수를 받았다"며 "중국을 자극하는 대가로 미국의 품에 안길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사설은 "좁은 목적을 위해 한반도 분단을 조장하는 미국의 추악한 행태를 무시한 채 모든 책임을 북한에 돌리는 것은 한국을 멀리 보는 평화 촉진자에서 미국의 패권을 위해 희생하는 주전론자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맹목적으로 미국 편을 드는 건 평화 협상을 촉진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동북아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자신이 무엇을 꺼내고 있는지도 모른 채 계속해서 판도라 상자의 뚜껑을 들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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