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우크라 대사 "대규모 민간인 공격 이미 현실 됐다"

김태훈 2023. 4. 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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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내용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방미 직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한편 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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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미사일에 민간인 20여명 사망
尹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내용 거론하며
"민간인 겨냥 대규모 공격의 분명한 예"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내용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방미 직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SNS에 올린 글과 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의 조건 중 하나로 내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이미 현실화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포노마렌코 대사 SNS 캡처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중부 우만시(市)의 아파트 사진 등을 게시했다. 함께 적은 글에서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것이 오늘(28일) 밤의 우크라이나”라며 “러시아 전범들이 20발이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만시의 대규모 주거 건물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평화롭게 잠든 민간인을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한국의 지도자가 언급했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의 분명한 예가 아닌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청에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도적 지원에만 치중해왔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19일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군사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가 언급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란 표현은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군사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현실화한 만큼 이제 더는 군사지원을 꺼릴 명분이 없으며 하루빨리 살상무기 제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촉구로 풀이된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청중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보스턴=뉴시스
국빈 방미 기간 현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해야 할 때가 온다면, 최전선의 상황이 달라진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을 외면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양국은 자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하며, 양 정상은 민간인과 핵심 기반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러시아의 행위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한편 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부 도시 우만의 피해가 심각해 미사일 2개가 떨어진 9층 아파트 주민 가운데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러시아는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공격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미사일 공격 직후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예비군이 전장에 투입되기 전 머물던 숙소를 겨냥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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