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클로저는 141km에 혼을 실었다…여전한 책임감, 승리로 가는 마지막 관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1km에도 혼을 실었다.
28일 잠실 LG-KIA전을 중계한 SPOTV 오재원 해설위원은 연장 11회말에 “구위가 떨어진 게 확연히 보이네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하게 커온 정해영이라 코스로 승부하고 있다”라고 했다. 경기 후에는 정해영의 투혼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KIA 마무리 정해영은 이미 10회에 15구를 소화한 상황이었다. 오재원 위원은 11회에 정해영이 구위가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도 불펜 투구까지 더해 50구 정도를 던졌으니 그럴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투수도 타자도 집중력 유지가 쉽지 않았다. 정해영은 결정적으로 27일 광주 NC전서 1이닝 투구를 한 상태였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올 시즌 정해영의 스피드가 예년보다 조금 더 안 나오는 건 팩트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정해영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1.2km다. 28일 경기는 140.6km. 2022시즌 144.6km에 비하면 약 3km 차이가 난다.
물론 정해영은 스피드보다 수준급 회전수, 좋은 수직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스피드 이상으로 구위가 좋은 투수다. 하지만,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회전수도 어느 정도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오 위원이 코스로 승부한다고 한 건, 정해영의 현실적 생존본능을 의미한다.
어쨌든 결과를 내고 있다. 11회말 1사 1루서 홍창기에게 잘 맞은 타구를 내줬으나 더블아웃으로 경기를 끝냈다. 시즌 초반 난조에 시달렸으나 12일 광주 한화전부터 이날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을 3.09까지 낮췄다. 11경기서 2승1패2세이브. 피안타율 0.203에 WHIP 1.03.
정해영은 시즌 초반 2~3경기서 실점하며 팀의 발걸음을 조금 더 무겁게 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커맨드와 제구에 집중하며 결과를 내고 있다. 올 시즌 KIA 불펜은 양과 질 모두 좋아졌으나 마무리는 정해영 외에 대안이 마땅치 않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전상현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정해영으로 쭉 가는 게 최상이라는 게 김종국 감독 견해다.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막 돌아온 장현식에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기온이 오르는 5월부터, 구위와 스피드는 조금 더 올라올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정해영 스스로 결과를 내며 침체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KIA로선 아슬아슬한 경기였지만, 정해영의 2이닝 구원승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다.
[정해영.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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