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 폭스바겐 투아렉] 곳곳에서 느껴지는 ‘1억원 프리미엄’…연비도 고속주행도 '엄지척'
플래그십다운 넓은 공간…패밀리카 제격
최첨단 입힌 조작계, 터치 없이 화면 전환
형제모델 생각하면 1억원 값어치는 충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내연기관차는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각국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전기차가 각 사의 중심 모델로 자리 잡는 사이 내연기관차 엔진의 크기와 출력이 계속 줄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폭스바겐이 출시한 플래그십 SUV(스포츠유틸리티차) ‘2023년형 투아렉(Touareg·이하 신형 투아렉)’에는 이런 시대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구형 모델보다 작아진 V6 TDI 엔진이 대표적이다. 지난 1세대 모델은 V10 TDI 엔진, 2세대 모델은 V8 TDI 엔진이 탑재됐다. 하지만 압도적인 경제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은 극대화했다. 여기에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편의사양을 가득 담았다. 북아프리카 사하라 지역의 부족명에서 따온 이름부터 남성적인 투아렉의 세련된 변신이다.
최근 신형 투아렉을 타고 서울 동대문구에서 경기도 남양주 마석 일대까지 왕복 약 50㎞ 거리를 달렸다. 시승 시간은 평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였다. 시승 구간에는 자동차 전용도로와 일반도로, 골목길 등 실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구간이 포함됐다.
첫인상은 ‘강인한 남성미’로 요약할 수 있다. 큼직한 차체는 일반 주차 슬롯을 한가득 채웠다. 전면부의 두툼한 크롬 그릴과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엔진룸과 실내를 보호하는 튼튼한 방패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한 인상이 매력적이었다.
차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자 넉넉한 공간이 반겼다. 4880㎜의 전장, 2899㎜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탑승공간은 앉지 않아도 넓어 보였다. 뒷좌석 의자를 폴딩하고 성인 남성이 누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적재공간은 기본 810ℓ, 뒷좌석을 접으면 1800ℓ에 달한다. 단단한 성벽 안에 자리 잡은 안락한 성과 같은 느낌이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은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먼저 내장재는 검은색과 회색만을 사용해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멋을 냈다. 여기에 30가지 색을 표현하는 앰비언트 라이트 무드등이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질렀다. 독특한 디자인의 에어컨 통풍구가 실내 디자인에 방점을 찍었다.
차량을 인도한 폭스바겐 직원이 “신기한 것을 보여주겠다”며 실내 가운데에 있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주변으로 손을 옮겼다. 허공에 손을 띄우고 손짓을 하자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좌우로 움직였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제스처 인식 지원’ 기능이다. 운전 중 집중을 깨지 않고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제스처 인식은 정확하고 빨랐다.
폭스바겐이 ‘이노비전 콕핏(Innovision Cockpit)’이라 명명한 운전자 맞춤형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15인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윈드실드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을 포함한다. 보기에도 좋고, 조작도 편했다. 운전에 온전하게 집중하게 하는 설계가 폭스바겐이 쌓은 오랜 업력을 보여주는 듯했다.
운전석 시트를 조정하고,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아 자동차에 숨을 불어 넣었다. 차량은 편안하면서 부드럽게 출발했다. 오르막길 구간도 힘을 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우려하는 낮은 rpm에서도 갑갑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회전수와 상관없이 엔진이 내는 힘이 그대로 바퀴에 전달되는 느낌이 들었다.
차량에 탑재된 신형 V6 3.0 TDI 엔진은 286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61.2㎏.m이다. 이전 모델에 탑재된 V10·V8 엔진보다 출력은 줄었지만, 강한 힘은 여전했다. 토크 분배 기술과 구동계의 효율적인 조합 덕분이다. 폭스바겐이 지향하는 자동차 본연의 매력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 자동차전용도로인 북부간선도로에 진입하면서 V6 3.0 TDI 엔진의 강한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조금 깊게 밟자 차는 묵직하고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힘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
특히 디젤 엔진의 걸걸함이 없었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매끈하게 움직였다. 폭스바겐이 투아렉에 탑재된 TDI 엔진이 환경성과 주행안정감을 모두 갖춘 제품이라고 자평한 이유가 있었다. 비결은 TDI 엔진에 들어간 두 개의 SCR 촉매 변환기가 장착된 ‘트윈도징(twin dosing) 테크놀로지’ 시스템이었다. 이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최대 80%까지 감축했다.
이날 50㎞ 주행 이후 측정한 연비는 9.9㎞/ℓ였다. 복합연비 10.8㎞/ℓ(도심 9.6㎞/ℓ, 고속 12.8㎞/ℓ) 수준이다. 디젤 엔진의 특성상 고속주행 비중이 높은 소비자라면 기대 이상으로 높은 연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같은 그룹사 모델인 아우디 Q7, 아우디 Q8, 포르쉐 카이엔,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2023년형을 기준으로 한 가격은 8800만원부터 시작한다.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1억원 남짓이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독일 브랜드의 플래그십이 보여주는 매력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투아렉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큰 차체는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야외활동이 많은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효율성과 출력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아빠의 즐거움과 가족의 편안함을 원한다면 최고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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