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의료관광 재도약 날갯짓…카자흐스탄 거점 만들기 총력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의료관광 협력 MOU
(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기 부천시가 코로나19로 멈췄다 재개한 하늘길을 따라 의료관광 재도약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했다.
29일 부천시에 따르면 조용익 시장은 최근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방문해 △독립국가연합(CIS) 최대규모의 카자흐스탄 국제관광박람회(KITF) 참관 △부천 의료관광 설명회 개최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의료관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카자흐스탄 관광협회와의 협력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조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부천 의료관광 홍보 및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해서다. 알마티는 카자흐스탄 제1의 경제·문화 도시로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있는 곳이다.
의료관광은 일반 관광보다 체류 기간이 길고, 소비 규모가 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꼽힌다. 이에 부천시는 지역 내 수준 높은 의료 시설과 지역 관광을 연계해 의료관광 산업을 크게 키우기로 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2014년 한국과 30일 무비자 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관광객 유치가 수월하고, 한류 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 방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의료관광 전망이 밝은 나라로 평가된다. 부천시 외국인 방문환자 가운데 약 30%가 카자흐스탄 의료관광객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열린 '부천 의료관광 설명회'에는 부천시 관내 종합병원 4곳과 현지의 약 50개 유관기관 관계자 80여 명이 참여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국내·외 유치기관 간 상담은 약 160건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45건의 계약이 현장에서 체결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
아울러 부천시는 카자흐스탄 관광협회·한국관광공사 알마티지사 등과 관광사업 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양국의 관광객 유치 상품개발에 필요한 비즈니스 네트워킹 강화를 약속했다.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고려인협회와 현지 기업인 대상으로 이뤄진 설명회 자리에서는 '부천 관광'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한국의료관광대전에서는 '부천 관광 홍보관'을 별도 운영해 부천시의 경쟁력 있는 교통 인프라와 우수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홍보하며, '찾고 싶은 여행지 부천'을 각인시켰다.
조용익 시장은 주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를 접견해 의료관광 활성화에 필요한 행정지원도 요청했다. 중증질환으로 인해 치료 시기가 중요한 환자들의 신속한 한국입국을 위해 사전여행허가서(KETA)의 원활한 발급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부천시는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의료관광 분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카자흐스탄 고려인을 대상으로 △심장병 어린이 수술 등 의료나눔 △노인층 대상 단체건강검진 패키지 개발 △건강검진 및 진료비 감면 △단체방문 시 부천시 팸투어 지원 등이다.
고려인협회는 고려인 대상으로 부천시의 병원 및 의료관광을 홍보하고,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은 1937년 일제강점기 시절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현재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됐던 한인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다. 현재 1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1990년 고려인의 정체성 확립과 한국과의 교류를 위해 고려인협회가 설립됐다.
고려인협회는 2021년 봉오동·청산리 대첩을 이끈 '독립군 영웅'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때 큰 역할을 해내 보훈처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며, 본격적으로 추진됐던 유해 봉환에 고려인협회가 적극 나서면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고려인협회가 카자흐스탄에서 그간 쌓아온 탄탄한 입지가 큰 힘이 됐다.
고려인협회는 카자흐스탄 민족회의(카자흐스탄의 소수민족 전담 장관급 정부 부처명) 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제8대 지방선거에서 5명의 고려인 시의원이 당선되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50대 부호명단에 최소 5명의 고려인 기업인이 포함되는 등 카자흐스탄 정·재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조용익 시장은 "부천시는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고려인협회와 의료관광을 비롯한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우호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천이 지닌 문화관광 콘텐츠와 의료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결합해 관광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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