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디즈니와 소송 중인 ‘공화 잠룡’ 디샌티스에 “협상하라”
미국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미디어 그룹 디즈니와 법정 다툼에 직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향해 “앉아서 협상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CNBC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의 유력 경선주자인 디샌티스 주지사와 디즈니의 갈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했던 것과 같은 조언을 디샌티스 주지사에게도 하고 싶다”며 “왜 차분히 협상하고 대화하지 않는가. 이견이 있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 역시 항상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즈니는 플로리다 내부의 주요 고용주”라며 “주지사는 디즈니와 마주 앉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1971년 개장한 올랜도 디즈니월드는 4개 테마파크와 20여 개 대형 숙박 시설을 운영하며 7만50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 26일 디즈니는 디샌티스 주지사와 주 산하 특별지구 감독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디즈니의 ‘리디 크리크(Reedy Creek) 개선 지구’ 운영을 두고 공화당 대선 주자인 디샌티스 주지사와 대립한 것이 불씨가 됐다. 리디 크리크 지구는 플로리다 올랜도 디즈니월드 리조트 일대에 설정된 일종의 자치지구다. 이를 근거로 디즈니는 해당 지역에서 과세권과 개발권 등을 행사해 왔다.
지난해 4월 디샌티스는 리디 크리크 지구의 권한을 박탈한다며, 해당 지구 감독위원회 임명 권한을 주지사에게 부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디즈니는 새로운 감독위원회가 출범하기 전에 전임 감독위원들과 협약을 체결해 향후 디즈니 동의 없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했다. 디샌티스가 서명한 법안을 사실상 무력화한 것이다. 이에 디샌티스는 “플로리다의 입법 제도를 약화하고 주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디즈니월드를 주립공원화하거나 테마파크 내 유휴 부지에 교도소를 건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디샌티스는 감독위원들을 자신의 측근들로 교체했고, 새 감독위는 “전임자들과 체결한 합의는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후 디즈니월드에 대한 자치권 박탈 조치까지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벼랑 끝에 몰린 디즈니가 소송에 나선 것이다.
디즈니는 소장에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정치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디즈니에 대한 주 정부 권력을 무기화하려는 끈질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이 캠페인이 디즈니의 사업 운영을 위협하고, 지역의 미래 경제를 위태롭게 하며,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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