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발주 보고서 "급변상황때 AI가 살상…"…中은 뇌와 AI 연결중
[편집자주]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AI(인공지능)가 인간의 머리를 완벽히 대체하는 AGI(일반인공지능)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 그 전에 이미 운전과 전쟁은 AI의 손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 과연 우린 AI에게 목숨을 맡길 준비가 돼 있나. AI에 얽힌 윤리적 문제를 짚고 해법을 찾아보자.
급변 상황에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군 수뇌부의 역할 비중, 표준적 선호경향 등을 고려해 '치명적 자율 무기'(Lethal Autonomous Weapons·LAWS)를 가동하는 군사용 AI(인공지능) 운용안이 우리 육군의 AI 연구 보고서에 등장했다.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군의 민간 발주를 거쳐 작성된 이 보고서에는 LAWS에 '약한 AI 윤리적 판단' 체계를 접목하면 대통령 유고 등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실렸다.
LAWS의 출현에 따라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킬 만큼 AI 자율성이 강화되는 시대가 목전에 왔다. LAWS는 자율 무기체계(Autonomous Weapon System·AWS)의 한 갈래이자 진화형으로 자율적 교전권 살상권이 부여된 AI다. 유엔 리비아 전문가 패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021년 3월 리비아 통합정부군이 민병대 사살에 동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드론 카구2와 같은 무기체계다.
카구2는 인명살상용 폭발탄, 건물 파괴용 열압력탄 등으로 무장하고 30분간 비행하면서 목표와 자율적으로 교전할 수 있다. 작년 12월 우리 영공을 침범학 투입된 북한 무인기처럼 배후에서 입력을 받는 대로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만약 카구2가 리비아 내란 과정에서 인간을 실제로 공격했다면 세계 3대 SF 거장으로 불리는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년)가 주창한 '로봇3원칙' 중 첫 번째 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사실상 깨진 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전, 살상권을 부여 받는 것이 적절하느냐의 논란이 있을 뿐 AI의 판단 능력은 이미 인간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2020년 8월 미 공군은 AI 기업이 개발한 AI 파일럿과 미 공군의 F-16 조종사 간 가상 교전을 붙였는데 결과는 5대 0으로 AI의 압승이었다.
전문가들은 군사용 AI를 둘러싼 각국의 고민은 크게 두 방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군사용 AI의 자율성을 통제하는 윤리적 기준 수립이 중요하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비용을 절감하고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AI 효율 극대화를 연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엔이 2014년 LAWS에 관한 정부전문가그룹(GGE)을 결성하고 2019년 국제인도의 적용, 무기체계 사용결정에 대한 인간의 책임 등 11개 지도원칙을 발표하는 등 논의는 일찌감치 시작됐지만 관련 규범·협약과 관련한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흐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등 AI를 활용한 군사 기술 개발에 관심이 높은 국가들이 LAWS 등 AI 규제를 원치 않는 속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국과 대만 해협 문제 등을 둘러싸고 패권 경쟁이 한창인 중국 인민해방군은 AI가 주도하는 정책 결정인 '뇌-기계 결합'(brain-machin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법 전문가인 심상민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lAWS에 적용돼야 할 윤리적 기준에 대해 "국제법 원칙에 부합하는 한도 내에서만 전쟁 수행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사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하고 규제하는 정책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국가, 정부, 군 당국의 역할"이라며 "입법이나 교전 수칙 등에서 제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연구위원은 LAWS를 활용한 전쟁수행은 책임 소재와 관련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오은영, 거침없는 '막말' 이상아에 "솔직함 속 무례함 있어" 일침 - 머니투데이
- 박나래 "남자한테 돈만 써봤지…" 코쿤 피아노 연주에 오열 - 머니투데이
- "뭘 안다고 XX" 욕하는 초4 금쪽이, 딸 피하는 母…오은영 진단은 - 머니투데이
- '홍콩댁' 강수정, 오션뷰 아파트 공개 "성룡·유덕화 살았던 곳" - 머니투데이
- '60억 빚' 임창정…소속사 '상금 1억' 걸었던 오디션도 취소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
- "인간은 불필요…죽어줘" 구글 AI '제미니' 소름돋는 답변,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가방순이에 전한 축의금 30만원 '증발'…"봉투 없다" 안믿는 절친 - 머니투데이
- 소아청소년병원 입원 90%가 '이 질환'…"중복감염 막아야"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