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며느리 노현정 전 아나운서, 궁금한 그녀의 근황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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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업 위기 속 여전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노 전 아나운서가 가장 최근 언론에 노출된 때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2주기를 맞아 범(汎)현대 일가가 한자리에 모였던 지난 3월 20일. 노 전 아나운서는 한복을 입고 정의선 현대차 회장 부인 정지선 씨 등 현대가 며느리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한 달 전인 지난 2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결혼식 당시에도 노 전 아나운서의 패션은 화제가 됐다. 지난 2월 11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정준선 교수의 결혼식에 시어머니인 이행자 여사와 같이 등장한 노 전 아나운서는 단발머리에 깔끔한 올 블랙 의상을 갖췄다. 여기에 화려한 진주 목걸이와 팔찌, 레드 클러치로 포인트를 줬다. 레드 클러치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아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인 재인백앤드 제품으로 확인됐다. 재인백앤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백재인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다. 레드 클러치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된 제품이며 가격은 48만원.
노 전 아나운서는 한복도 즐겨 입었다. 2016년 4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외손자이자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인 선동욱 씨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차녀인 채수연 씨의 결혼식 당시에는 보랏빛 저고리에 옥색 치마를 매치한 한복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2016년 11월 정몽구 명예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딸인 선아영 씨와 탤런트 길용우의 아들 길성진 씨의 결혼식 당시에도 노 전 아나운서는 앞선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한복을 입었다. 다만 분홍빛의 저고리에 치마로는 금빛 색깔을 매치해 선동욱 씨 결혼식 때와는 다소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이후 노 전 아나운서는 결혼식 참석 시 한복 대신 트렌디한 패션을 선보였다.
2017년 6월 명동성당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녀인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의 결혼식 당시에는 한복이 아닌 과감한 블랙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노 전 아나운서의 패션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상위권에 오르내렸을 정도다. 당시 들고 있던 클러치는 128만원에 백화점에서 판매되던 영국 명품 브랜드 지미추의 그러데이션 제품. 신었던 은색 구두 역시 같은 브랜드에서 94만원에 판매하는 로미 100(ROMY 100) 제품이었다.
2020년 7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현대중공업 지주) 사장의 결혼식에서는 연분홍 투피스에 진주 목걸이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상황인지라 단정하게 머리를 묶고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검은색 클러치를 손에 들었다.
반면 결혼식과 달리 현대가 제사에는 다른 며느리들처럼 늘 한복을 입고 단정한 모습으로 참석하고 있다. 기본 베이스는 흰색과 옥빛의 치마저고리를 입고 매년 다른 색깔의 겉옷으로 포인트를 준다. 현대가는 며느리가 패물로 치장하는 것이 금물이라고 알려졌다. 대신 겉옷으로 포인트를 주는 셈. 제사이기에 헤어스타일은 단아한 이미지가 돋보이게 정갈한 가르마가 인상적인 쪽진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옥빛 한복을 늘 입는 이유로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아내였던 변중석 여사가 돌아가시기 전에 평소 옥빛 한복을 굉장히 즐겨 입었기 때문에 집안 전통으로 며느리가 옥빛 한복을 입는다는 설이 있다.
노현정 남편 정대선씨 ‘사업위기’ 사연
독립 꿈꾸며 건설업 진출했지만 부동산 불황에 위기
범현대가(家) 일원이자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 정대선 씨가 최대 주주인 중견 건설업체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 이하 ‘HN’)가 법인회생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파악해봤다.HN은 지난 3월 21일 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법인회생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기업이 재기할 수 있도록 법원에 채무자들, 주주들과 법률적 조정 과정을 요청하는 제도다. 3월 27일 법원은 일단 채권자들이 가압류나 경매, 강제집행을 못 하도록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고 4월 중순에 회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이 향후 사업을 계속 진행하느니 파산이 낫다고 판단하면 청산 결정을 내리고, 반대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 일단 채무자의 강제집행을 막아 사업을 지속하게 하고 채무 관계와 지분 관계 등을 조정하게 된다.
HN은 2021년 기준 매출 2,837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냈을 정도로 규모가 작지 않다. NH의 지분 81%를 보유한 정대선 사장의 아버지는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사남이다. 정몽우 전 회장은 오랜 정신 질환 등으로 고생하다 45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몽우 전 회장은 아들을 3명 남겼는데 장남이 정일선, 차남이 정문선, 삼남이 노 전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이다.
정몽우 전 회장의 별세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사실상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이후 이들 일가에게 경영을 맡긴 현대비앤지스틸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현대제철이 지분 41.12%를 가지고 있다. 장남 정일선이 사장, 차남 정문선이 부사장으로 있으며, 정대선은 현대비앤지스틸에 입사하긴 했으나 나중에 HN을 창립하면서 독립했다.
그는 2008년 IT 서비스업체 유씨테크를 인수해 비에스앤씨(BS&C)로 사명을 바꾸고 2009년에는 앞에 ‘현대’를 붙여 현대BS&C로 변경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에 IT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현대차와 달리 현대중공업 계열에는 IT 전문 계열사가 없었기 때문. 이 같은 차원에서 2010년에는 현대중공업과 한라그룹, KCC, 만도그룹 등의 IT 시스템을 운용·보수하는 현대정보시스템도 인수했다.
하지만 정대선 사장은 부동산으로 사업 확장을 꿈꾸었다. 기업연수원 등 계열사 건설 사업을 수주해보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그래서 2012년 ‘현대썬앤빌’ 브랜드로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아파트 등을 분양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간다. 그런데 주택 사업 진출이 현대차그룹과 틀어지는 계기가 됐다. 2017년 현대차그룹이 ‘현대’란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 결국 정 사장은 소송전 끝에 재판에서 졌고 2021년 1월 기업명을 기존 현대BS&C에서 지금의 HN으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부동산 불황이 닥쳤다. HN은 지난해 8월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에 테라스하우스 속초 헤리엇 THE 228을 분양했는데 214가구 모집에 무려 119가구가 미달했다. 미분양 물량은 결국 모두 HN이 떠안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 입주 예정이던 화성 동탄2신도시 주상복합건물 ‘동탄역 헤리엇’ 역시 입주가 미뤄지면서 현금 흐름이 더욱 악화됐다. 가까스로 지난 1월 20일 입주를 시작했으나 각종 부실 시공 의혹이 불거지면서 화성시에 1만 건이 넘는 집단 민원이 제기된 상태. HN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말 회사 내 IT 사업부를 자회사 HNiX로 물적분할을 하고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와 범현대가 기업에 매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소송전에도 휘말렸다. HN이 IT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을 한 것을 놓고 대주단이 물적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 채권자 동의 없이 회사를 분할하고 지분을 매각해 자산을 변경했다는 이유다.
정 사장은 3월 21일 자신이 보유하던 현대비앤지스틸 주식 10만 8,000주를 모두 처분했다. 금액으로는 11억원가량이다. 정 사장이 보유한 성북동 자택에는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현대가 며느리에게는 7계명이 있다.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마라’, ‘반드시 채소는 시장에서 볼 것’,
‘제삿날에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참석하라’ 등의 규율이다.
현대가 며느리 7계명, 완벽 적응
노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06년 8월 27일 현대그룹 3세 정대선 씨와 결혼했다. 결혼과 함께 방송에서 은퇴해 가사에 전념 중이며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노 전 아나운서는 2006년 결혼식을 올린 후 당시 보스턴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유학생 신분이던 정대선 씨와 미국에서 신접살림을 차렸다. 정대선 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노 전 아나운서는 영어 공부를 하는 전형적인 유학생 부부였다.
노 전 아나운서의 신부 수업을 담당했던 이는 남편 정대선 씨. 그는 노 전 아나운서에게 운전 얌전하게 하는 방법, 이불 정리하는 방법, 부엌살림까지 가르쳤고 현대가의 며느리 수칙도 알려줬다고.
현대가 며느리에게는 7계명이 있는데 ‘언제나 겸손하라’, ‘조심스럽게 행동하라’, ‘남의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마라’, ‘반드시 채소는 시장에서 볼 것’, ‘배추 한 포기 값도 꼼꼼히 적어라’, ‘제삿날에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참석하라’, ‘친정 조부모의 이름은 꼭 외워라’다. 현대가 며느리는 근면도 필수 덕목. 노 전 아나운서는 남편 덕분에 현대가 며느리로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08년 귀국해서는 시댁과 가까운 성북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2006년 준공된 어승재라는 고급 빌라인데, 총 5개 동에 18세대가 입주해 있고 층당 1세대씩 구성돼 세대별 프라이버시도 잘 지켜지고 개인 정원과 아름다운 조망권을 가진 곳이다. 노 전 아나운서 부부는 2006년 이후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최근 기준 시세는 3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시댁에 자주 방문하면서 시어머니인 이행자 여사와 돈독하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노 전 아나운서는 집안 제사나 결혼식마다 시어머니와 동행하고 있다. 이행자 여사는 삼성가 홍라희 여사와도 친분이 깊은데, 지난 2020년 10월 고 이건희 회장 별세 당시 노 전 아나운서가 이행자 여사를 모시고 조문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른 며느리들도 있지만 노 전 아나운서는 그만큼 이행자 여사와 무척 가깝다. 이행자 여사는 노 전 아나운서가 직장 생활을 해서인지 눈치가 빠르다고 칭찬한다.
미국에서 신혼을 보낼 당시부터 노 전 아나운서는 시어머니에게 매일 안부 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2007년 초에는 귀국해 시어머니 친구들을 모시고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비록 하루였지만 이행자 여사는 4개월 만에 만난 막내며느리와 함께 쇼핑, 외식 등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이행자 여사도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과 연애결혼을 했다. 이행자 여사는 숙명여대 퀸카로서 미스코리아 출신이다. 그래서일까? 노 전 아나운서에게 예쁘게 하고 외출하라 강조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도 주문한다고. 아마도 이행자 여사 역시 평생 현대가 며느리로 살아왔기에 노 전 아나운서를 애틋이 보는 듯하다.
최근 재벌과 결혼한 아나운서들
정략결혼 옛말, MZ세대 재혼 자리도 척척
여성 아나운서와 재벌 2·3세의 결혼은 최근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전에는 보수적인 문화에 적응 못 하고 이혼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잘 살고 오히려 초혼이 아닌 재혼도 거리낌 없어지는 추세. MZ세대 문화에 익숙한지 선이 아니라 소개로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많다.아나운서와 재벌의 결혼 시초는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로 1994년 KBS에 입사한 장은영. 그녀는 1999년 무려 27살 위인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과 결혼했지만 두 사람은 2010년 이혼했다. 한성주 전 SBS 아나운서도 1999년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채승석 씨와 결혼했다가 10개월 만에 이혼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6년 현대가 3세 정대선 씨와 결혼하며 은퇴를 선언한 노현정 KBS 아나운서가 대표적. 최원정 KBS 아나운서, 최윤영 MBC 아나운서, 황현정 KBS 아나운서도 재력가 집안으로 시집갔다.
2010년대부터 재벌과 여성 아나운서의 결혼은 더욱 활발해졌다. 정지원 KBS 아나운서는 2019년 4월 전문 경영인인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아들이자 독립영화 감독인 소준범과 결혼했고, 강서은 KBS 아나운서도 2020년 6월 경동그룹 3세인 손원락 부회장과 결혼했다. 굴지의 대기업 오너 일가에 시집가는 아나운서도 많아졌다. 김민형 SBS 아나운서는 2020년 12월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과 결혼했다. 호반그룹은 2022년 기준 재계 서열 33위. 김대헌 사장은 후계자라 명실상부한 호반그룹 안주인이 예약된 셈. 지난해 2월에는 황수현 전 채널A 아나운서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결혼했다. 한화그룹은 국내 재계 7위고 현재 김동선 씨는 한화그룹 레저와 유통 사업을 물려받기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
남자 측이 재혼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씨는 2018년 10월 스카이TV 이다희 전 아나운서와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2018년 12월에는 JTBC 조수애 아나운서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씨와 결혼하면서 세간에 충격을 안겼다. 조수애 아나운서는 1992년생이었는데 박 씨는 무려 13살이나 많고 애까지 딸린 ‘돌싱’이었기 때문. 박서원 씨는 지난 2005년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딸 구원회 씨와 결혼했다가 2010년 이혼했고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이 있다. 알고 보니 조수애 아나운서가 인터뷰를 위해 야구장을 찾았는데 행사 관계자의 소개로 박서원 씨와 인사를 나눈 것이 계기가 돼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아나운서는 뛰어난 미모와 학력을 갖추고 발성이 좋아 호감을 얻기 쉽다고 한다. 재벌가에서도 며느릿감으로 좋아할 수밖에. 재계도 창업주들이 물러나고 세대교체가 되면서 정략결혼보다 연애결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여성 아나운서와 재벌가의 결합은 더욱 늘어날 전망.
기획 : 하은정 기자 | 취재 : 이승용(시사저널e 기자) | 사진 : 서울문화사 DB, <일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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