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손준호·김소현 부부와 아들 주안이의 뉴욕 여행기

서울문화사 2023. 4. 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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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우리 식구 셋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나의 의견을 반영해 여행지는 뉴욕이었다.

여행 날짜를 정하고 준비하면서 여행지와 음식까지 우리 셋이 함께 이야기하며 신중하게 결정했다. 주안이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비행기였다. 난기류를 만나도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기종과 좌석의 종류, 타고 싶은 항공사까지 평소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던 주안이 덕분에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됐다. 아내는 맛집을 담당했다. 꼭 가보고 싶은 곳과 이동 중 간단하게 먹을 만한 곳들을 부지런히 정리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과 여행에서 느낀 점은 주안이가 그사이 부쩍 컸다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데리고 다니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어엿한 ‘여행 동반자’가 되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주안이는 자신이 여행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들을 스스로 여행 가방에 챙겼고, 공항에 도착해서는 주차 구역까지 꼼꼼하게 메모해두었다. 짐이 무거워 내가 낑낑대고 있을 땐 냉큼 다가와 도와주었다. 공항에 일찍 도착해 라운지에 들렀을 땐 스스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들고 와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대견스러웠다. 라운지에서 여행지에 대해 이것저것 검색하며 새로운 걸 발견하면 나한테 보여주기도 했다.

주안이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한 일은 풍선껌을 사는 것이었다. 먹어보고 싶은 풍선껌이 있다고 했다. 첫 가게에서는 구매에 실패했지만 결국 다른 가게에서 원하던 풍선껌을 사서 맛있게 맛을 봤다. 또 시차 때문에 피곤이 쌓이자 예민해져 아내와 살짝 다퉜는데 “사이좋게 여행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우리를 다독이는 주안이의 모습을 보며 머쓱해지기도 했다. 그 뒤에 공원을 산책할 때 주안이는 아빠 손 위에 엄마 손을 살며시 포개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선 유튜브 영상으로만 봤던 좌석에 앉게 됐는데 주안이가 그 누구보다 기뻐하는 동시에 그 기쁨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모든 부모가 똑같겠지만, 더 열심히 일해서 아들이 하고 싶어 하는 걸 많이 해줄 수 있는 아빠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나는 자기표현에 서툴다. 생색내기보다는 말없이 잘해주고, 좋았던 것이나 서운한 게 있어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다. 뉴욕 여행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주안이는 여행 내내 가장 좋았던 것을 아내와 나에게 이야기해줬다. 오늘은 전망대가 좋았고, 뉴욕 지하철을 타서 재미있었고,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점프하는 사진을 찍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하나하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덕분에 여행이 더욱 행복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이 행복해서일까. 나는 돌아오는 길에 다음 여행 시기와 장소, 항공권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안이도 똑같이 다음 여행지를 검색하고 있었던 것. 아내가 그런 모습을 보더니 “부전자전”이라며 크게 웃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아 더 행복했던 뉴욕 여행. 영원히 기억에 남을 즐거운 여행이었다.

에디터 : 하은정 | 글 : 손준호 | 사진 : 김소현 인스타그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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