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MG손보도 IFRS17 덕 보나…매각은 여전히 '불투명'

오정인 기자 2023. 4.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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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과 건전성 지표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새로 도입된 '회계기준(IFRS17)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도 수혜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를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27일 KB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는 올 1분기 순이익이 2천538억원, 9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5.7%, 1603.6% 증가했습니다. 통합 2년차를 맞이한 신한라이프의 경우 순이익이 1년 전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선 70% 성장했습니다. DGB생명 역시 같은 기간 순이익이 137억원에서 306억원으로 두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뒤이어 지난 28일 NH농협금융지주 실적발표를 살펴보면 일시적 자본잠식에 빠졌던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1분기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대를 넘겼고, 농협손해보험 순이익이 역시 1년 전보다 약 130% 증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MG손보의 재무상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순손실은 62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MG손보는 IFRS17을 적용하면 순손실은 54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자본총계는 9억8천만원에서 7천33억원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MG손보의 1분기 실적은 다음달 중 나올 예정입니다. 현재 MG손보 매각은 대주주인 JC파트너스 주도의 자체매각과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하는 공개매각 등 '투트랙'으로 진행 중이지만 약 1년간 제자리 걸음 중입니다.

지난해 말 자체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지만, 실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인수절차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뒤이어 올해 2월 공개매각 입찰이 추진됐으나 인수의향서(LOI)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MG손보는 경영 일선에서 기존 경영진들이 물러나고 금융감독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관리인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대표관리인이 두 차례 바뀐 데다 사장직을 지키전 신승현 사장도 지난달 말 일신상 이유로 물러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MG손보의 부실 우려는 오래 전부터 지속됐지만 최근 1년간 안팎에선 혼란이 가중됐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면 위로 큰 문제가 부각되진 않았지만 부실 지정 이후 금융당국과 법정공방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MG손보 측은 조만간 나올 1분기 실적이 향후 금융당국과의 법정 공방 등에서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IFRS17 도입 이후 시장에서의 관심도 높아진 데다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도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MG손보의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M&A 시장에서 매물로서의 가치 변화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아래에선 대부분 지표들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지표, 숫자 자체는 좋아질지 몰라도 보험사의 실제 재무 상황이 그만큼 개선됐는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정 교수는 "IFRS17은 평가 방식의 차이인데 M&A에서 중요한 건 기업(보험사)의 실체"라며 "MG손보의 여건이 개선된 지표만큼 나아졌는가는 1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이후 실적 추이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4월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MG손보의 대주주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달 11일 3차 변론기일이 예정돼 있으며 이르면 오는 6~7월 중 1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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