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우의 SI칼럼] 속도 붙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선결 과제는
글로벌 시장 ‘개인화·원격화’ 속도···국내는 ‘규제 완화’ 시급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세계적인 기업들과 적극적인 업무 협력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보건 증진은 물론이고 'K-디지털 헬스케어' 글로벌 진출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지난 2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보스턴)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주관의 '한미 디지털·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의미에 대해 "우리의 미션은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디지털 및 바이오헬스 기업 간 협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를 비롯한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중인 우리 기업 20여개가 참여해 그간의 성과와 향후 진출 전략 등이 논의됐다.
이렇듯 디지털 및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는 초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와 사회 간접 비용 절감의 기대효과 때문이다. 운동을 통한 지속적인 건강 관리와 더불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질병 관리와 예방은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스포츠 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현대인들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운동을 통한 건강 유지와 행복 추구의 목표를 달성한다. 개인의 건강 관리는 물론 초고령화시대의 건강 격차 해소도 기대된다. 스포츠 판에서 스마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헬스케어 트렌드 '개인화·원격화'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번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덱스콤과 구글클라우드, 시그니처 헬스케어 등 미국내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 주요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을 공식화했다. 수년 새 가능성을 타진해 온 스마트 헬스케어 해외 사업 진출의 본격화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전통적 의료 분야에 정보통신(IT)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시너지를 결합해 질병을 예측하고 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가상현실(VR)과 착용형 기기 등을 활용한 헬스케어 상품에서부터 개인 건강 정보 보호 및 보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초고령화 디지털 시대 와도 괘를 같이 한다. 이한용 남서울대 명예교수(스포츠건강관리학과)는 "의료기관의 전유물이던 건강 데이터가 일상 생활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며 "개인의 운동 성과 관리는 물론이고 병증 검사와 진단의 절차도 간소화 될 날이 멀지 않다"고 내다봤다.
눈에 띄는 건 가정용 서비스의 증가다.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 쇼 'CES 2023'에서도 스마트 수면 진단과 버추얼 케어, 스포츠 테크, 자가 진단,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디지털 트윈, 만성질병 관리, 하이브리드 케어 등 개인화 디지털 부문 8가지 과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원격 추적 시스템은 디지털 헬스케어 진단의 대표적 상용 기술이다. 예를 들어 뇌 질환 환자가 있다면 자가 장비를 통해 대사산물 분석으로 영양섭취를 안내하는 한편 집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 등으로 걸음걸이와 말씨 등의 행동 진단을 통해 신속한 병원 진단을 연결하는 식이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매출 규모는 약 1조8200억원 수준으로 매년 30% 이상씩 성장중이다. 의료기기가 전체 비중의 '절 반' 수준을 차지한다. 거기에 건강관리 기기와 디지털 플랫폼 등이 나머지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투자액은 495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8% 늘었다. 연구개발비(3502억원)와 시설 투자 및 교육 훈련비(1448억원) 등이다. 전체 투자유치총액규모는 1조6900억원 수준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중이다.
참여자의 확대도 기대감 상승에 한 몫 한다. KIRI(보험연구원)의 최근 연구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5세 이상 인구의 약 35% 이상이 원격 의료서비스를 사용해봤거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대비 약 6배에 육박 할 만큼 증가한 결과 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원격 의료가 최초로 도입된 뒤 의사와 의료인 간 원격의료만을 허용할뿐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전화상담과 처방 등을 허용, 원격의료 경험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한용 교수는 "엄격한 규제의 국내 상황과 달리 미국 등 선진 보건시장에서는 스마트 헬스케어의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중에 있다"며 "운동 처방 등을 통한 체계적인 공공 데이터와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의 융합 기술이 접목된다면 더 혁신적인 새 서비스 창출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스포츠 판에 부는 '스마트 헬스케어' 융합기술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3.5세다. 평균 수명이 90세를 향 할 수록 스포츠는 건강한 노후를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된다. 수년 새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 기업은 물론이고 삼성, LG, SK,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들이 스포츠와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 일제히 뛰어든 이유다.
스포츠 판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가 주목 받는 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란 공통 목표 때문이다. 핵심 키워드는 사물인터넷(IoT)과 5G,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이다. 스포츠와 만난 스마트 헬스케어가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기존 병원 중심의 진단과 치료의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건강관리를 통해 예측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장 큰 특징은 사전 관리와 맞춤형 예방이다. 생활스포츠나 운동건강관리 등과 밀접성이 매우 크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개인용 스마트 헬스케어 아이템은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워치 등이다.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 장애우, 만성질환자 등 약자에게는 빠른 처치가 관건이다. 원리는 몸에 밀착된 스마트 장비가 신속한 상태 파악을 지원해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골자다.
이한용 교수는 "운동 및 건강관리 분야와 접목된 헬스케어 분야는 고도화된 IT 기술로 전 세계 GDP의 18% 수준에 달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 자리 파급 효과도 크다. 과학기술 기반의 헬스케어 기업의 전체 종사자 수는 1만 333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결과다. 기업체 10곳중 7곳이 30인 미만의 사업장이지만 마케팅과 IT 기술은 물론 실기 교육 등 융복합 전공자를 선호한다는 장점이 있다.
청사진만 있는 건 아니다. 재택 의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마트 장비와 개인의료정보 등 민감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 스마트 재택의료의 경우 의료계 주장과 국민 건강 복지 차원의 명분이 맞선다. 개인정보 활용의 범위를 다투는 IT업계와 의료계 간의 온도 차도 극명하다.
일상의 정착을 준비하는 선진시장과 달리 실증 테스트 조차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의 육성을 위해서는 전향적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바람직한 재택의료모델의 시행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명분 보다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복수 이상의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의료 선진국들이 고민하는 헬스케어 분야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이 좋은 기술을 모든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대중화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업계가 혜안을 모아 전력 질주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유정우 칼럼리스트 소개 및 약력
경제지와 연예지, IT매체 등을 거치며 스포츠와 생활문화, IT 분야 등 취재를 맡아왔습니다. SI(Sport Industry)칼럼을 통해 국내외 산업 현장의 이슈와 트렌드 등을 깊이있게 전달하겠습니다.
-현 뉴스비전미디어 발행인 · 남서울대 겸임교수
-전 한국경제신문 레저산업부 · 문화부 차장
-전 한경텐아시아 편집국장 · 대표이사
-전 한국스포츠산업협회 · 대한스포츠경영관리사협회 · 한국관광서비스평가협회 이사
스포츠한국 유정우 칼럼니스트 kedsport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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