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이네’서 팔던 할머니 떡볶이, LA에선 ‘북새통’ [식탐]

최근 미국에서 다양한 맛과 형태의 떡볶이가 관심을 끌고 있다. [tvN 방송 캡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미국이 탐닉할 다음 메뉴는 한국의 떡볶이”

올해 3월 미국 매체 NBC News의 보도 제목이다. “한국의 떡볶이가 미국을 점령했다”는 매체의 표현처럼, 미국에서는 한국식 치킨과 라면을 넘어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떡볶이까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사실 떡볶이는 미국인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는 ‘매운 맛’에 낯선 ‘쫀득’한 식감까지 ‘이중 강타’하는 음식이지만, 이제는 다양한 맛과 형태로 변신한 떡볶이가 흥미를 끌고 있다.

간편식 인기에 떡볶이 제품도 구매 급증

미국 매체 NBC News가 전한 한국 떡볶이의 인기 [NBC News 사이트 캡처]

해당 매체에서 떡볶이는 “한국의 ‘컴포트푸드(comfort food)’이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길거리음식”으로 소개됐다. 컴포트푸드란 마음에 위안을 주는 추억의 먹거리를 뜻한다. 코로나19확산 이후 미국 내 컴포트푸드에 대한 이목이 쏠리면서 다른 지역의 컴포트푸드에도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이어 매체는 온라인상에서의 판매 증가 또한 떡볶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으로 봤다. 코트라(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떡볶이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확산과 함께 간편식 열풍을 타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팬에 넣고 조리만 하면 되는 떡볶이 패키지 제품이 대형 마켓인 코스트코(Costco)나 월마트(Walmart) 등에 입점을 확대하면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청정원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 떡볶이 제품 [오푸드 제공]

아마존(Amazon)과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인기다. 청정원의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는 2021년 6월에 떡볶이 패키지 제품 수출을 시작한 초기 단계지만, 현재 미국 아마존 사이트 내 떡(Rice Cakes) 부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1분기 떡볶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7% 성장했다. 오푸드 관계자는 “오푸드 제품의 온라인 부문에서 베스트 판매 제품은 늘 고추장이었으나, 떡볶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아마존 누적 데이터 기준으로, 고추장과 떡볶이 매출액은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짜장·로제 소스에 가래 떡·고구마 떡까지 …“여기 미국 맞아?”

기다란 가래떡이 통째로 들어간 미국 내 ‘할가떡(할머니가래떡볶이, HalGaTteok)’ 메뉴 (왼쪽), 가래떡 떡볶이가 등장했던 tvN 서진이네 방송 (오른쪽) [LA 한인커뮤니티 사이트·tvN 캡처 ]

미국 내 떡볶이 전문 음식점도 부쩍 늘었다. 현재 LA 한인타운에는 ‘엽떡(동대문엽기떡볶이)’, ‘조폭떡볶이’, ‘신전떡볶이’, ‘죠스떡볶이’ 등의 전문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즉석떡볶이 전문점인 ‘두끼’ 역시 미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 여름 텍사스주 휴스턴에 1호점 오픈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한국의 분식 프랜차이즈 ‘할가떡(할머니가래떡볶이, HalGaTteok)’도 현지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코트라 관계자에 따르면, 개업 당일 할가떡 LA 매장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매장 밖까지 길게 줄을 설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매장에는 맵지 않은 짜장 맛이나 로제, 알싸한 마라맛까지 다양한 떡볶이 소스가 있다.

특히 이 곳은 기다란 가래떡이 통째로 들어있는 일명 ‘할머니 떡볶이’를 판매중이다. 가래 떡볶이는 최근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 ‘서진이네’에 등장하며 해외서도 주목을 받았다. 해당 방송에서 출연진들은 기다란 가래떡을 가위로 직접 잘라서 제공해 시선을 끌었다.

지난해 뉴욕에 오픈한 ‘마녀떡볶이(Witch Topokki)’ 매장에서도 다양한 떡으로 만든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뷔페식 떡볶이 전문점인 이 곳에서는 고구마 떡·옥수수 떡 등 13종의 떡이 마련돼있다.

12종의 떡과 8종의 소스가 제공된 뷔페식 즉석떡볶이 전문점 마녀떡볶이 모습[ 마녀떡볶이 인스타그램 ]

업계 관계자는 “BTS 지민의 소개뿐 아니라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서비스된 ‘서진이네’ 등 한류 콘텐츠에서 떡볶이가 ‘소울푸드’로 등장하며 미국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혁성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부장은 “특히 떡볶이를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현지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한국 떡볶이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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