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미사일 고도화 속 우주개발 10년

KBS 2023. 4. 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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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인 공동성명엔 ‘우주 협력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미동맹을 한층 강화’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우주개발에 두 나라가 적극 협력한다는 겁니다.

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에 미 항공우주국의 고다드 연구센터도 찾았는데요.

이미 한미는 오는 2025년 다시 달에 인류를 보내기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에도 합의했습니다.

북한 역시 우주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실제론 미사일 개발을 우주개발로 포장한 거란 분석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우주 강국으로의 발전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북한이 우주개발법을 채택한 지 10년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 현실은 어떨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딸 주애의 손을 잡고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군사정찰위성 1호기 제작이 완료됐고, 발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내며..."]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경제 부문으로 범위를 넓힌 우주개발을 시사했습니다.

["나라의 경제 발전을 힘있게 주도할 수 있는 당당한 우주산업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기상관측, 지구관측, 통신위성 보유를 ‘선점고지’로 언급하며 우주개발의 정당성을 내세웠는데요,

이를 명분으로 다수의 위성을 개발, 발사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2012년 3월, 전 세계의 이목이 평양에 쏠렸습니다.

북한이 광명성 3호 위성 발사에 외신 기자들을 초청한 겁니다.

[류금철/당시 조선우주공간 기술위원회의 부소장 : "이번에 우리가 이렇게 위성을 보여주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우리 인민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기자 선생들에게 최대의 취재 조건을 보장해 주도록 배려해 주셨기 때문에 진행한 사업입니다."]

미국, 일본, 러시아 언론은 이 제안을 거부했지만, 70여 명의 외신 기자들이 광명성 3호 발사장을 찾았습니다.

북한은 광명성 3호가 위성이라며 시험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장명진/당시 발사기지 총책임자 : "우주조약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모든 나라가 위성도 우주개발에서 자기 독자성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조선중앙TV/2012년 4월 13일 :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3호가 궤도진입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실제 발사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우리 군은 로켓 궤적을 탐지해 광명성 3호의 추락 순간까지 추적했고, 발사 2분여 만에 폭발하며 서해로 가라앉은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8개월 후, 광명성 3호를 재발사했고 성공합니다.

[조선중앙TV/2012년 12월 12일 : "광명성 3호 2호기를 실은 운반 로켓 은하 3이 지구를 박차고 기특차게 오릅니다."]

그 뒤 김정은 위원장은 우주 진출 의지를 본격화합니다.

2013년 4월 ‘우주개발법’을 채택해 국가 차원의 개발을 지시하고, 국가우주개발국을 설립하면서 우주개발은 보편적 권리라고 주장합니다다.

["인공지구위성 제작 및 발사국으로서의 우리의 지위는 적대 세력들이 부정한다고 해서 결코 달라지지 않으며..."]

그리고 4년 뒤, 이번엔 광명성 4호 시험발사까지 성공했고,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평양의 주체사상탑을 배경으로 연일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각종 광명성호 모형들이 곳곳에 전시됐습니다.

젊은 지도자의 우주개발 열의를 강력한 체제 결속 수단으로도 적극 활용한 겁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평화적 우주개발을 내세우지만, 발사원리에서 기술적으로 비슷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이 목적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 우려를 반영하듯 유엔안보리는 대북 결의 2087호와 2270호를 통해 북한의 위성개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변상정/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미래연구실장 : "(유엔안보리는) 명목만 우주발사체라고 했고요. 그 목적이 군사적 이용이라는 걸 유엔에서 확인해서 제재를 했습니다. 유엔 결의안을 발효했고요. 그리고 우주발사체의 성격이 명백히 탄도미사일이기 때문에 위원회에서 인공위성 발사 성공 국가에서 북한을 제외시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북한의 우주 진출 노력은 2017년부터 한동안 잠잠해졌는데요.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외교적 대참패로 돌아가자 다시 긴장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2021년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선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로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제시합니다.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 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서도 언급됐습니다."]

또 지난해 12월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중요한 성과이자 정찰위성 발사의 최종관문 공정을 거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공개한 사진은 일반위성으로 촬영한 것보다도 못한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였는데요.

그렇다면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정찰위성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장영근/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 "(위성)형상을 보면 육각형으로 되어있어요. 육각형 끝단에는 태양전지판이 네 개가 펼쳐져 있었고요. 2012년과 2016년에 개발했던 광명성 3호와 4호 위성은 단순하게 옆으로만 두 장을 펼치는 수준이었다. 이번에는 네 장이 펼쳐진다는 이야기는 보다 많은 전력을 생성할 수 있다. 카메라도 보다 성능이 높은 카메라다. 그 이야기는 해상도가 상당히 증진됐을 거다."]

하지만 아직은 멀었다는 분석입니다.

[장영근/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 "(북한의) 위성 기술 개발 능력, 기술 수준이 1960년대에서 70년대.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레이더 위성의 영상은 100kg 안팎의 위성이 해상도가 보통 0.2~0.3m까지 나와요. 그래서 해외 수준과 북한 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상당한 괴리가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국제정세가 북한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점은 우려됩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가 맞서는 구도 속에 러시아나 중국의 앞선 위성기술이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장영근/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 "질서가 이렇게 완전히 양분돼서 냉전체제처럼 바뀐다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러시아도 중국도 어쩌면 우주 관련해서, 위성 관련해서 기술도 부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북한은) 우주기술 고도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고요. 그래서 그런 걸 저는 개인적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굉장히 우려하고 있는 거죠."]

이런 가운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우주 협력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도 약속했습니다.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사이버, 우주공간에 적용하기 위한 논의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는 11월, 정찰위성 프로젝트인 ‘425 사업’에 따라 군 정찰위성 1호기도 발사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다음 달 24일엔 실용위성 8기를 실은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에 나섭니다.

국가 우주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데요.

미사일 발사체를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도 계속 우주 진출을 시도할 거란 분석입니다.

[변상정/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미래연구실장 : "예산도 안되고 기술도 달리는데 그럼에도 (위성개발을) 하고 있는 것은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관철한다 그게 첫번째 이유고요. 미국에게 보여주기 측면도 있죠. 우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스텝 바이 스텝으로 하나 하나 기술 완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최고 목표까지 할 것이다."]

군정찰위성 발사 임박을 압박하며 다양한 위성개발 계획까지 내비친 북한. 국제사회의 불신과 뒤떨어진 기술을 극복하고 전 세계 주요국의 우주개발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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