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OO’이면 자녀의 ‘천식’ 위험 4~5배↑

임태균 2023. 4.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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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은 기관지가 예민하게 바뀌고 기도폐쇄가 나타나는 만성 염증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3억명에 이르는 중요한 의료문제로, 세계천식기구는 천식에 대한 인식 증진을 위해 매년 5월 첫번째 화요일(오는 5월2일)을 ‘세계 천식의 날’로 지정해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천식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천식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기관지 점막이 좁아지는 만성 염증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천식은 어떻게 발생할까?=폐로 연결되는 통로인 기관지에 어떤 원인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기관지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점액이 분비돼 숨이 차게 된다. 이런 염증반응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천식으로 ▲기침 ▲천명(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신아영 가톨릭대학교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인천성모병원)는 “폐 안에는 공기를 신체 안팎으로 전달하는 수천 개의 작은 기관지가 있는데, 천식이 있을 경우 여러 유발 원인들로 인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예민해진다”며 “이때 과민해진 기관지는 자극에 반응해 부풀거나 점액을 분비하고 주위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 기관지가 좁아지고 숨쉬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식은 만성질환으로, 증상이 반복되면 기관지 점막에 섬유화가 이뤄져 딱딱하게 변하고, 영구적인 폐 기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식의 위험요인=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천식은 증상의 차이는 있으나 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우리나라 인구의 약 10%가 앓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2년 국내에서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85만855명으로, 이는 2021년 67만8150명보다 약 25.5% 증가한 수치다.

천식의 대표 증상은 기침‧천명‧호흡곤란‧가슴 답답함 등이 있다. 이 때문에 감기와 혼동하기도 하는데,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감기와 천식은 엄연히 다르다. 증상도 기침‧천명‧호흡곤란 등이 천식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만약 숨쉬기가 힘들거나 마른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고 이러한 증상이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 또는 날씨 변화, 매연 등에 노출될 때 심해진다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신아영 교수는 "천식은 평소에는 증상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감기 등 특정 요인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이 상태에서 염증이 악화하면 비로소 증상이 나타난다“며 ”감기에 걸리고 나서 천식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감기가 천식으로 진행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천식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요인은 ▲가족의 알레르기 병력 ▲기도 과민성 또는 기도 염증 관련 유전자 ▲비만 ▲성별 등이 있다. 환경적인 요인은 ▲알레르기 ▲찬 공기 ▲꽃가루 ▲심한 운동 ▲먼지·곰팡이 ▲면역력 저하 등이 꼽힌다. 특히 유전적인 요인이 40~6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부모가 천식이면 자녀의 천식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4~5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참고할 만하다.

◆꾸준한 치료가 필수=천식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꾸준히 치료받으면 건강한 생활도 가능하지만 일시적으로 증상이 개선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예로 천식환자가 폐렴에 걸리면 이미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염증으로 기도폐쇄가 더 심화되고 가래를 뱉지 못해 증상이 급속히 악화된다.

또 평상 시 증상조절이 잘 되더라도 여러 가지 자극에 따라 갑자기 숨이 찰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호흡마비로 응급실로 이송하는 도중에 생명이 위독한 상황도 발생한다. 따라서 숨이 차서 밤에 잠을 잘 수 없거나 말하기 어려울 정도 혹은 증상 완화제인 기관지 확장제를 써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심한 천식발작의 증후가 있을 때는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무엇보다 천식은 개인마다 원인이 다르다. 진드기, 꽃가루, 특정 음식물 등 천식 유발인자나 기후변화, 대기오염, 감기나 독감 등 악화인자에 따라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이 때문에 본인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를 파악한 후 이를 생활 속에서 피하는 게 중요하다. 
신아영 교수는 “천식 환자는 봄철, 특히 황사나 꽃가루에 노출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뿐 아니라 긴 소매 옷, 머플러, 보호안경 등을 착용해 외부 알레르기 항원과의 접촉을 차단해 천식발작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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