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물렸어? 나도"…'46만원→20만원' 네이버 반토막에 한숨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윤현주 2023. 4.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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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46만원 넘던 네이버
1년 9개월 만에 20만원 밑으로
고점에 산 개인투자자 전전긍긍
“7월 서치 GPT로 레벨업 예상”
증권사 평균 목표가 28만1200원
사측 “디지털트윈·로보틱스 등 사업 박차
주주환원책 준비 중 … 추후 공개”


녹색창이 늪에 빠진 것일까.

한때 주가 46만5000원(2021년 7월 26일)을 찍으며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부르던 이 주식이 계단식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종목 토론실에선 ‘40만원, 30만원, 20만원, 모두 안녕’과 ‘다들 평단이 어떻게 되시나요’라는 글이 개인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기업은 국내 1위 검색 포털 서비스 업체 네이버. 28일 종가는 19만2300원이다. 시가총액 31조5466억원으로 코스피 11위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종가 17만9500원과 비교해 주가는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역사적 신고가인 46만5000원에 산 투자자가 있다면 현재 58.65%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1000만원 정도 매수했다면 주식 평가액이 420만원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네이버 종목 토론실 캡처.

 7월 ‘서치 GPT’ 공개 … 이베스트투자증권 “레벨업 기대”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달에만 13개의 보고서가 쏟아졌다. 모두 투자의견 ‘매수’를 외쳤지만 3곳은 목표주가를 올렸고, 2곳은 목표주가를 내렸다. 나머지는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네이버는 약 4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광고·커머스(상거래)·핀테크·콘텐츠 사업 등으로 확장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AI(인공지능)로 한 번 더 도약할 예정이다”며 “7월 공개될 ‘서치 GPT’(차세대 검색 서비스)를 통해 레벨업이 기대된다”고 했다. ‘서치 GPT’는 5600억개 토큰으로 한국어 데이터를 구축한 초거대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가 챗GPT(인공지능 챗봇)에 대비해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더 학습시켜 토종 검색 서비스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지식인’이나 블로그에서 정보 취사 선택 과정을 거치는 부분을 줄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랩스가 연구 중인 로봇팔 앰비덱스. 네이버 제공


오 연구원은 “콘텐츠 사업에서는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라인망가를 이북재팬(전자책 플랫폼)과 통합하는 작업이 상반기에 완료될 것”이라며 “핀테크 부문 신규 서비스 론칭과 함께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의 협업으로 시너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고 했다. 올해 연간 기준 매출액은 10조67억원(전년 대비 21.7% 증가), 영업이익은 1조4483억원(전년 대비 11% 증가)을 올릴 것으로 봤다. 네이버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서치 플랫폼 매출이 43.4%, 커머스 21.9%, 콘텐츠 15.3%, 핀테크 14.4%, 클라우드 5%로 구성돼 있다. 오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7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목표주가 변동이 없는 삼성증권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광고 매출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으나,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 회복이 예상된다”며 “커머스 수수료 인상과 M&A(인수합병)로 견조한 매출 성장이 유지되고 있고, 지난 10년간 밸류에이션 평균 아래로 주가가 하락한 만큼 경기 회복 신호 시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다”고 했다. 

네이버 주가 월봉 그래프.

 “1분기 영업이익 소폭 감소” … 13곳 중 2곳은 목표가 하향

목표주가를 내린 신한투자증권은 “네이버의 1분기 매출액은 2조2490억원(전년 대비 21.9% 증가), 영업이익은 2978억원(전년 대비 1.3% 감소)으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다”고 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수익 창출원인 광고 및 커머스의 성장이 둔화되고, 수익성이 낮은 콘텐츠·클라우드 사업이 영업이익률을 낮추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또 1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포함될 북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의 적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연구원은 “서치 플랫폼과 커머스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많은 조사기관들이 고성장할 것으로 봤던 웹툰 시장도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 디지털 만화시장 성장률은 8.9%다. 이로 인해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네이버 콘텐츠 매출 증가율을 하향 조정했다. 강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내렸다. 28일 기준 20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28만1200원이다.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운영 중인 네이버랩스 로봇 루키. 네이버 제공


29일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묻는 질문에 “광고·커머스·파이낸셜 등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파트너사와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며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여전히 1순위가 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신성장동력으로 디지털트윈·로보틱스·AI 기술 등 세계로 나아갈 무기도 연구하고 있다”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협력도 했고,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엔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준비 중이고, 완료되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4.56%에 그친다. 자본유보율은 15만2913%로 현금성 자산은 2조7241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고점에서 많이 떨어져 주가가 바닥권에 있는 만큼 광고 업황 회복 시 강한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역사적 신고가인 46만원대까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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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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