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산다] ⑧ "경쟁보다 서로 이끌어줘" 문화기획자 양소정씨

장아름 2023. 4.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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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 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따라 강남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연합뉴스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지난해에는 광주문화재단의 '2022 창의예술교육랩' 프로젝트에서 '광주를 놀이터로'라는 주제로 기획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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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문화예술 성장시켜보자는 따뜻함·연대가 가장 큰 강점"

[※ 편집자 주 =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인생의 꿈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모두 서울로 서울로를 외칠 때, 고향을 찾아 돌아오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기가 사는 동네가 좋아 그곳에서 터전을 일구는 이들도 있습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이 곳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만들어갑니다. '친구따라 강남가지 않고'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에서 꿈을 설계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삶을 연합뉴스가 연중 기획으로 소개합니다.]

문화기획자 양소정(34)씨 [촬영 장아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지역은 아직 문화예술 저변이 넓지 않아서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키워보자는 동료 의식이 강하고 힘도 많이 실어줘요."

양소정(34)씨는 29일 지방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로서의 장점을 이렇게 꼽았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문화 기반 시설(인프라)은 적지만,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려는 수요와 열정은 못지않고 종사자들 역시 불모지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양씨는 서울과 충남에서 대학과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2019년 초 고향인 광주로 돌아왔다.

7살부터 대학 때까지 발레를 전공했던 양씨는 20대 중반 무릎 수술을 하면서 더 이상 실기를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공연예술을 전공하며 무대 위에 오르던 발레리나에서 뒤편에서 모든 준비를 하는 기획자로 진로를 변경했다.

2021년 생애전환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들과의 촬영 [양소정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원 과정을 마친 많은 선·후배들이 수도권을 선택했지만, 양씨의 발길은 광주로 향했다.

양씨는 "진로를 고심하던 시기에 이이남 작가님 전시를 보러 갔는데 친구로부터 '작가님 광주분이잖아. 너 광주 가면 만날 수 있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내가 나고 자란 광주에 광주문화재단,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다양한 문화기관뿐 아니라 훌륭한 예술가들도 많다는 걸 깨닫고 이곳에서 공연 기획·문화 교육 꿈을 펼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의 예술인들을 먼저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광주문화재단의 문을 두드렸다.

재단에서 예술인 복지 업무를 하며 미술과 문학 분야가 강점임을 배웠고 문화행정 실무 경험도 쌓았다.

이후 광주시민회관 운영사에서 일하며 광주 시민의 추억의 장소인 시민회관을 2020년 재개관하고 청년 창업, 문화공간 및 벼룩시장 운영 등을 했다.

입시와 결과 위주 무용 교육을 받았던 그는 과정 중심의 문화예술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2021년 출산·육아로 전환기에 있는 여성들의 자아 찾기를 돕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에 실무자로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광주문화재단의 '2022 창의예술교육랩' 프로젝트에서 '광주를 놀이터로'라는 주제로 기획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제2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 홍보 활동 [양소정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은 독립된 문화기획자로 나서 총상금 1억원을 걸고 국내외 참가팀들이 경연하는 '제2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 홍보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을 주제로 한 광주문화재단의 생애전환프로그램 기획도 진행 중이다.

양씨는 "물론 지방에서 살면서 아쉬운 점도 있다. 타지역 전문가들의 참여가 적고 그에 따라 외부의 영향도 적게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도전할 때 '어떻게 해보려는데? 뭘 도와줄까?'라며 격려해주는 정서가 좋다. 맨땅에 헤딩이 아닌 따뜻한 이끌림을 받는 느낌"이라며 "다양한 지역과 적극적인 소통이 이뤄진다면 지방이 문화를 주도하는 시대도 꼭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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