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카페에서 공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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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로 활기를 찾은 카페.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음료 한 잔을 시키고 5시간 이상 계속 앉아있는 고객이 흔하다"며 "전동킥보드를 매장에서 충전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토로했죠.
영등포구에서 카공족을 환영하는 방식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김수훈 씨는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열어두고 고객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운영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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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거리두기 해제로 활기를 찾은 카페. 다양한 메뉴만큼 다양한 고객이 찾는데요.
이곳에서 공부하는 일명 '카공족'의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음료 한 잔을 시키고 5시간 이상 계속 앉아있는 고객이 흔하다"며 "전동킥보드를 매장에서 충전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토로했죠.
뿐만 아닙니다.
밥때 되면 짐은 그대로 두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고객. 멀티탭으로 주렁주렁 스마트기기를 충전하는 고객. '원두 내리는 소리가 너무 크네요' 쪽지까지.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세는 오르는데 회전율은 뚝뚝 떨어지는 상황.
급기야 와이파이를 차단하고 콘센트를 막는 카페도 생겼는데요.
고 이사장은 "콘센트를 막아놨는데 실리콘을 다 뜯고 충전기를 꽂는 고객이 지금도 있다"며 "(카공족의 민폐 행동으로) 테이블 회전이 안 돼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카페 입장에서 적절한 체류시간은 카공족과는 거리가 멉니다.
연합뉴스가 카페에서 만난 이용객 대부분은 음료 한 잔에 적당한 이용 시간으로 2∼4시간을 말했는데요.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4천100원짜리 커피 한 잔을 구매한 손님 1명당 카페를 이용하는 시간이 1시간 42분 내외여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좌석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공부를 금지하는 카페도 흔해졌는데요.
카공족도 할 말은 있습니다. '내 돈 내고 커피 마시면서 눈치 봐야 하냐'는 거죠.
대학생인 강태우(24) 씨는 카페에서 공부를 금지하는 데 대해 "취업준비생이나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일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취업준비생인 윤승열(23) 씨는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오래 이용하고 싶은데, 카페 입장에서는 민폐로 보일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죠.
일각에서는 카공족을 노린 운영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1인용 좌석과 멀티탭 등을 비치해 '공부하기 좋은 카페'로 홍보하는 거죠.
영등포구에서 카공족을 환영하는 방식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김수훈 씨는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열어두고 고객이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운영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학가, 학원가 등 공부하는 고객이 많은 상권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카페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카공족을 받아들이냐, 받아들이지 않느냐'로 운영 방식이 재편되는 겁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실은 카공족이 공급자 입장에서 꾸준히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며 "소비자도 '지불한 범위에서 소비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카공족을 단순히 '얌체'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카페 외에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설이 흔치 않다는 것.
동네 어디서든 카페는 쉽게 갈 수 있지만,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거죠.
최근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선진국은 우리나라로 치면 한 동 단위 정도에 공공도서관이 하나씩 있다"며 "우리나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구역 주민센터 1층에 저렴한 카페를 만들어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기분 좋은 커피 한 잔을 위해서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지은 기자 고혜림 인턴기자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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