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대출 내주며 이자 챙겨…"문턱 낮춘 정부 책임"

정반석 기자 2023. 4. 2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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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세 사기 피해를 키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은행의 무분별한 전세 대출이 꼽힙니다.

 정부가 보증을 해주니 은행은 대출을 남발하며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고, 결과적으로 전세 사기에 악용된 겁니다.

하지만, 결국 보증금은 전세 사기범이 다른 주택을 매입하는데 쓰였고, A 씨는 대출 빚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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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전세 사기 피해를 키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은행의 무분별한 전세 대출이 꼽힙니다. 정부가 보증을 해주니 은행은 대출을 남발하며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고, 결과적으로 전세 사기에 악용된 겁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세 사기 피해자 A 씨는 지난 2020년 1억 3천만 원짜리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두 달 전 매매가가 9천만 원 정도였는데 전세 대출은 1억 원이 나왔습니다.

[A 씨/전세 사기 피해자 : 상식적으로 8,800만 원 집에 1억 원 대출이 허가 나는 게 이상하잖아요. 대출이 거절되면 계약금을 돌려는 것으로 특약을 썼었어요. 대출이 승인이 났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거래한 면도 있거든요.]

하지만, 결국 보증금은 전세 사기범이 다른 주택을 매입하는데 쓰였고, A 씨는 대출 빚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전세 대출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보증금의 최대 90%까지 받을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을 적용받지 않아 소득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보증기관에서 전세 대출금을 최대 100% 보증해주다 보니 은행 등 금융회사는 손쉽게 대출을 내주면서 이자를 챙겼습니다.

전세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2012년 23조 원이었던 대출규모는 2017년 66조 원, 2022년 188조 원으로 5년마다 3배씩 급증했습니다.

[조정흔/감정평가사·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 쉽게 대출을 받아서 전세로 신축빌라를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거기다가 전세보증보험 제도가 안심을 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그러면서 빌라 업자들이 계속 빌라를 지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거라고….]

정부는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공시가 150%에서 140%로 낮추고 다음 달부터 전세보증 전세가율도 100%에서 90%로 강화하기로 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상정/정의당 의원 (지난 2월 3일) : (정부는) 갭투자를 근절하겠다면서 전세가율은 고작 10% 더 규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발의한 대로 (전세보증 가입시) 전세가율 70%로 규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집값 하락 국면에서 대출 문턱을 높일 경우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악화될 수 있어 연착륙 대책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 CG: 이준호·김한길)

정반석 기자jb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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