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선발 또 5이닝 못 먹었다, '선두싸움'의 아킬레스건이 1~2선발일줄이야

부산=양정웅 기자 2023. 4. 2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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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은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팀에 근심을 안겨줬다.

잘나가는 롯데의 유일한 근심거리는 선발투수다.

외국인 투수는 보통 팀의 1, 2선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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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찰리 반즈(왼쪽 2번째)가 28일 사직 키움전에서 5회 초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팀은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팀에 근심을 안겨줬다.

좌완 찰리 반즈(30)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 롯데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는 앞선 경기까지 6연승을 질주 중이었다. 지난 2020년(8월 1일~12일) 이후 988일 만이었다. 불펜진이 든든하게 뒤를 지켜주고, 타선에서도 필요한 점수를 내주면서 투·타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흘러갔다.

잘나가는 롯데의 유일한 근심거리는 선발투수다. 6연승 기간 나균안(25)만이 두 차례 7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5이닝을 겨우 채우거나, 그렇지도 못했다. 1선발 댄 스트레일리는 두 번이나 3이닝만을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나마 반즈는 최근 등판에서 최소한의 역할은 하고 내려갔다.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을 기록했던 그는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22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6회에도 등판했다가 무사 2, 3루를 만들고 내려가는 아쉬운 모습도 함께 보였다.

롯데 찰리 반즈가 28일 사직 키움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이날 반즈는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에 몰렸다. 1회 초 이정후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것을 시작으로 2회에는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헛스윙 삼진과 병살타로 위기를 넘긴 게 본인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었다. 이어 3회에는 이형종의 1타점 2루타와 에디슨 러셀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내주며 키움에 추격을 허용했다.

반즈는 5회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볼넷과 내야안타로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자 롯데 벤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영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반즈를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4이닝 만에 '퀵 후크'를 한 것이다. 뒤이어 올라온 신정락이 1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끝내 실점하지 않으며 반즈의 자책점은 2점으로 끝났다.

반즈는 이날 4이닝 6피안타 4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소 이닝을 소화하며 외국인 투수로서 기대하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팀은 5-2로 승리하며 7연승을 달렸지만 반즈의 비중은 거의 없었다.

롯데 댄 스트레일리(왼쪽 2번째)가 20일 사직 KIA전에서 4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즈는 이날 경기까지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58을 기록했다. 1선발 댄 스트레일리(35)는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82의 성적을 거뒀다.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 중요한 건 이닝 소화력 저하였다. 외국인 투수는 보통 팀의 1, 2선발 역할을 한다.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동시에 많은 이닝도 던져야 한다. 그래야 토종 선발이 이닝을 덜 소화하더라도 불펜투수들의 소모가 덜할 수 있다. 실제로 28일 경기 종료 기준 이닝 순위에서는 10권 안에 외국인 선수가 6명이 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단 한 차례도 달성하지 못할 정도로 이닝을 먹어주지 못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닝 전체 1위(33⅔이닝) 나균안이 자팀 소속이라는 점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롯데는 나균안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던진 스트레일리(21⅔이닝)가 공동 31위에 머물러 있다.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에 뛰어드는 롯데 입장에서 외국인 선수의 부진은 뼈아픈 일이다. 결국 스트레일리와 반즈의 이닝 소화가 늘어나야 롯데는 지금의 기세를 쭉 이어갈 수 있다. 나균안 하나로는 분명 힘에 부치는 날이 올 것이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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