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하고 자루는 왜?”…산나물 불법채치꾼· 단속반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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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리면서 강원도내 산 곳곳에서 산나물 불법 채취꾼들로 국유림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부지방산림청 춘천국유림관리소 단속반들은 이날도 불법 산나물 채취꾼들을 단속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았다.
불법 채취꾼으로 의심한 단속반은 이 남성에게 산나물을 캐기 위해 오신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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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1명 대기하며 단속 정보 알려 회피도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산나물 안 캐시는데 낫하고 자루는 왜 들고 오셨어요?”
날씨가 풀리면서 강원도내 산 곳곳에서 산나물 불법 채취꾼들로 국유림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쯤 강원 춘천 북산면 부귀리의 한 국유림. 이곳은 두릅, 곰취, 엄나무순이 자라 해마다 봄철만 되면 채취꾼들의 표적이 되는 곳이다.
북부지방산림청 춘천국유림관리소 단속반들은 이날도 불법 산나물 채취꾼들을 단속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았다.
임도는 비포장도로로 돼 있었으며, 수백 미터의 낭떠러지가 펼쳐져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30분 정도 SUV 차를 타고 달린 끝에 한 남성이 배낭을 메고 지나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한 낌새를 챈 단속반은 차에서 내려 해당 남성에게 이곳에 온 경위를 물었다. 이 남성은 “운동을 하고 있다”고 둘러댔다. 잠시 배낭을 보자는 말에 남성은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 쳤으나, 이내 단속반 임을 알아차리고 배낭을 보여줬다.
배낭 안에는 낫과 포댓자루가 있었다. 불법 채취꾼으로 의심한 단속반은 이 남성에게 산나물을 캐기 위해 오신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남성은 “죄송하다. 주의하겠다”며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다. 단속반은 이 남성에게 산나물 채취는 불법이라고 주의를 줬다.
이후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 임도를 지나 최근 고사리가 한창 자라는 배후령 고개로 이동했다. 곳곳에는 차량을 갓길에 세워둔 채 산나물을 캐러 간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여럿 보였다. 단속반이 30분가량 차 주인을 기다렸으나,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단속반은 차 앞 유리에 경고문을 올려놓았다. 경고문에는 산나물 불법 채취 의심자로 추정된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
최근 들어 산나물 불법 채취꾼들은 고도화돼 지인을 차에 대기 시킨 뒤 자신은 산에 올라 산나물 등을 채취한다. 단속반이 뜨면 지인은 채취꾼에게 연락하고, 채취꾼은 자신이 캔 산나물을 버리고 자신의 차량으로 모른 척하며 내려오는 수법을 쓰고 있다.
단속반은 채취꾼으로 의심할 수는 있으나, 증거가 없어 처벌할 수 없다. 이에 단속반들도 신분을 알아볼 수 없도록 사복과 일반 차량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춘천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전문 채취꾼들은 2인 1조로 다니며 산을 헤집어 놓고, 자신이 불법 행위를 한 것을 알고도 모른 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유림에서 산나물 채취 등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단속에 매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봄철 불법행위 단속건수는 2019년 165건, 2020년 177건, 2021년 121건, 지난해 107건이다.
북부지방산림청은 다음달 말까지 단속반을 투입해 불법 산나물 채취 근절에 나설 계획이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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