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냐, 대만이냐…파라과이 외교 노선, 대선 결과에 달렸다

김예슬 기자 2023. 4. 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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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파라과이 대선이 오는 30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좌우 세력의 후보가 각각 중국과 대만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를 놓고 정반대의 외교 공약을 내놓으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은 파라과이와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중남미에서 대만의 입지가 줄어드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중남미 지역에 대한 중국의 전례 없는 투자를 그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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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손잡은 여당vs중국 원하는 야권 연합
야권 승리시 중남미 '핑크타이드' 물결에 합류
오는 30일(현지시간) 파라과이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사진은 27일 집권 여당인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유세에 나선 모습. 23.04.27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남미 파라과이 대선이 오는 30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좌우 세력의 후보가 각각 중국과 대만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를 놓고 정반대의 외교 공약을 내놓으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5년 단임제인 파라과이에서는 선거를 하루 앞둔 현재, 현 대통령인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집권 여당인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와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가 거론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는 1·2위를 다투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알레그레 후보는 40.6% 지지율로, 35.5%의 페냐 후보를 따돌렸다.

집권 우파 콜로라도당이 75년간 연속 집권을 해온 파라과이에서 알레그레 후보의 지지율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처럼 파라과이의 대선 판도가 급변한 데는 지구 반대편인 중국과 대만이 큰 영향을 미쳤다.

파라과이는 현재 남미에서 대만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집권 여당의 페냐 후보는 이 정책을 이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베니테스 대통령은 지난 2월 대만을 방문해 "대만은 세계가 필요하고 세계도 역시 대만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대만에 대한 지지를 전했다. 페냐 후보 역시 이러한 입장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30일(현지시간) 파라과이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사진은 27일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왼쪽) 후보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유세에 나선 모습. 23.04.27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반면 알레그레 후보는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고자 한다. 그는 파라과이가 중국, 특히 대두와 소고기 등을 중국 시장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對)중 수출을 놓치면 국가에 재정적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알레그레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만이 파라과이를 위해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대만은 파라과이가 이 관계에서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인식하고, 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알레그레 후보는 농민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페드로 갈리 파라과이 농촌협회 회장은 로이터통신에 "파라과이가 세계 최대 식량 구매자(중국)에게 수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낀다"며 우회적으로 알레그레 후보를 지지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이 지역의 다른 국가들은 중국을 인정했다"며 "우리만 발코니에서 파티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와 과테말라만 남았다"고 호소했다.

과테말라도 대만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중남미 지역의 대표적인 국가다.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최근 대만에 대한 조건 없는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중국은 파라과이와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중남미에서 대만의 입지가 줄어드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중남미 지역에 대한 중국의 전례 없는 투자를 그 이유로 꼽았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중남미 지역에 1000억 달러(약 134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광산 분야에 집중돼왔다. 중국은 2000~2018년 남미 원자재에 730억 달러(약 98조원)를 투자했고, 최근에는 칠레, 볼리비아, 멕시코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리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알레그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남미 주요국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는 2차 ‘핑크 타이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에 좌파 바람이 불며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2019년 아르헨티나, 2020년 볼리비아, 2021년 페루, 2022년 콜롬비아·브라질 등 줄줄이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현재 우파가 집권하고 있는 나라는 파라과이, 우루과이, 에콰도르, 과테말라 등에 불과하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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